'임시보호하다 반려견으로'..경기도입양센터 100번째 입양견 탄생

2021.08.24 09:53:26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지난해 10월 수원에 문을 연 경기도반려동물입양센터에서 100번째 입양견이 탄생했다. 몇 개월 만 키워보자는 생각에 들였던 임시보호견이 반려견으로 평생 가족이 됐다.

 

24일 경기도에 따르면 100번째 입양 주인공은 말티즈 한솔이다.

 

한솔이는 지난해 11월 구조되어 평택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를 받다 도우미견나눔센터로 이송돼 보살핌을 받았지만, 앙상하게 마른 몸에 듬성듬성한 털, 적지 않은 나이, 슬개골 탈구라는 질환까지 가지고 있어 입양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

 

도심지 입양센터라면 한솔이에게 더 많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도우미견나눔센터는 한솔이를 경기도반려동물입양센터로 보냈다.

 

올해 3월 한 가족이 임시보호를 신청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전 모씨 가족이었다. 전 씨 가족은 올해 초에도 입양센터의 도움을 받아 입양을 전제로 한 임시보호(2주)에 참여했지만 가족 일부와 입양견의 성향이 맞지 않아 고민 끝에 입양을 포기한 적이 있었다.

 

입양전제 임시보호는 2주간 같이 생활하며 구성원 모두 입양견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알레르기 등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제도로, 센터를 찾은 많은 입양 희망 가족들이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는 반려동물입양센터는 물론 도우미견나눔센터에서도 임시보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 씨 가족은 한 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당장 입양하기보다는 보살핌이 필요한 강아지를 돕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렇게 전 씨 가족과 한솔이의 인연이 시작됐다. 가족이 한마음으로 한솔이를 돌보며 대화도 늘고 화목해졌다. 한솔이도 이에 화답하듯 날로 건강해졌다. 보기 싫던 털은 풍성해지고, 다리에도 근육이 붙어 걸음걸이도 편해졌다.

 

이렇게 전 씨 가족이 한솔이와 지내는 사이 한솔이에게 입양신청이 들어왔다. 센터 담당자는 한솔이 입양신청 소식을 전하면서 전 씨 가족에게 입양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한솔이가 나날이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담당자도 한솔이가 정말 좋은 가족을 만났다고 생각했더란다.

 

전 씨 가족은 더 좋은 가족을 만나게 해주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입양을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논의 끝에 가족 모두 한솔이를 입양하기로 뜻을 모았다. 반려견을 키워 본 경험이 없으니, 처음에는 무조건 건강한 강아지를 입양해야지 생각했는데 임시보호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지난 11일 한솔이는 공식적인 입양절차를 거쳐 전 씨 가족의 정식 구성원이 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한솔이가 좋은 가족을 만나 건강도 되찾고 행복도 되찾을 수 있었다"며 "반려견 입양을 희망하는 가족은 언제든지 경기도반려동물입양센터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말했다.

 

경기도 반려동물 입양센터는 도가 직접 운영하는 도심지 유기견 입양기관으로, 화성에 있는 도우미견나눔센터에서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기본교육 등을 받은 유기견을 무료로 입양할 수 있는 곳이다. 주로 5살 미만의 소형견들이 평생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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