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90대 치매 할머니 곁을 지키고, 생체 신호로 위치를 알려준 강아지 백구가 국내 첫 명예 119구조견이 됐다. 의견(義犬)으로서 인정을 받았다.

 

6일 오후 홍성군에서 백구의 명예 119구조견 임명식이 개최됐다. 소방청이 올 4월 사람을 구한 동물을 명예 소방견으로 임명할 수 있는 '명예소방관 및 소방홍보대사 운영에 관한 규정'을 제정한 이후 첫 사례다. 백구에게는 소방교 계급도 부여했다.

 

지난달 25일 홍성군 서부면 아사리에서 새벽에 일어나보니 치매를 앓고 있는 93세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과 마을 주민들이 이날 새벽 축사 인근에서 할머니가 강아지들과 함께 나간 것을 확인하고 수색을 실시했으나 지속된 비 때문에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음날인 26일 오전까지도 할머니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날 오후 경찰이 궁리 끝에 띄운 열화상 탐지용 드론이 논 위를 날다가 작은 생체 신호를 포착했다. 집에서 2kg 쯤 떨어진 들판에서 포착된 생체 신호. 그 신호를 찾아가보니 벼가 자란 논 가장자리 물속에 할머니가 쓰러져 있었고, 백구가 그 곁에서 체온을 나눠주고 있었다.

 

작은 생체 신호도 백구의 것이었다. 실종 40시간 만에 발견될 당시 당시 저체온증 증상을 보였던 할머니는 병원으로 긴급이송돼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할머니 가족과 백구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감동을 더했다. 할머니 가족은 유기견이었던 백구를 3년 전 구조해 키워왔고, 특히 할머니는 백구가 대형견에게 물려 사경을 헤맸을 때 정성을 다해 돌봐준 것으로 알려졌다. 백구가 할머니에게 은혜를 갚은 셈이었다.

 

할머니의 딸 심금순 씨는 "유기견이었던 백구가 3년 전 큰 개에게 물렸을 때 도움을 줬고 그때부터 인연을 맺었다"며 "유독 어머니를 잘 따랐던 백구가 은혜를 갚은 것 같아 고맙다.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백구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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