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 준비됐나요?"..아침밥 먹으러 줄지어 앉은 편냥이들
2021.10.18 16:21:42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편의점 사장님이 주는 밥을 먹기 위해 줄지어 앉은 고양이들이 웃음짓게 하고 있다. 사장님의 따스한 마음도 빼놓을 수 없다.
충청남도 보령 주교면의 한 편의점에는 매일 아침 새벽마다 진풍경이 연출된단다.
편의점 문여는 시간에 맞춰 고양이들이 아침밥을 먹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든다는데. 그렇게 편의점 문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고양이들을 보는게 일상이란다.
얼마 전 아침은 더 특별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사장님이 출근하기 전 편의점 문앞에 모여있던 고양이들.
사장님은 밤새 잘 지냈는지 반갑게 인사하고 편의점 문을 열었다. 환기를 시키면서 편의점 안을 둘러보다 뒤를 돌아보니 고양이들이 줄지어 나란히 앉아 있더란다.
갖고 싶었던 물건을 판다는 소식에 밤새 매장 앞에서 진을 치고 있다가 문이 열리자 번호표를 받고 흐뭇한 얼굴로 줄 선 사람들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사진에서는 줄지어 앉은 고양이들은 세 마리. 그런데 문밖에 한 녀석이 더 있었단다. 어쩌면 사회적 거리두기도 이렇게 잘 지키는지.
사장님은 이날 사료와 함께 간식을 특식으로 나눠줬다.
이 편의점은 모두 다섯 마리의 고양이들을 고정 고객(?)으로 갖고 있단다. 검흰색의 턱시도 고양이 '냥이'와 '냥이'가 낳은 삼색이 밀크, 고등어 쏭이, 까만 고양이 연탄이 등 3마리 남매에 2년 반 쯤 전에 누군가 버리고 간 치즈 고양이 황태까지다.
사진 속에서는 차례대로 밀크, 쏭이, 냥이, 그리고 문밖에 연탄이란다. 사장님의 손길을 즐기는 황태는 카운터에 자리를 잡고 여유롭게 후순위(?) 냥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처음 편의점을 시작했을 땐 고양이가 탐탁치 않았죠. 시골이라 뱀이나 쥐가 있어서 머리 아팠는데 고양이도 비닐봉투를 찢어서 주변을 지저분하게 만들곤 했거든요."
그러다 사모님이 차라리 고양이에게 밥을 주자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돌보게 됐단다. 비닐봉투를 찢어놓곤 했던 '냥이'가 이렇게 6년 전 첫 고객이 됐단다. 뱀과 쥐 걱정은 어느새 사라졌다.
지금 '냥이' 가족은 편의점의 2층 간이 휴게 공간에서, 황태는 1층에서 지내고 있다.
황태는 사람손을 타서 그런지 사장님 내외의 손길을 즐기는 편이지만 냥이 가족은 그렇지 않고 사람을 다소 경계해서라고. 구태여 한 공간에서 지내게할 생각은 없단다.
"아이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손으로 거둔 고양이들만 해도 8마리나 되죠. 부디 타고난 대로 충분히 살았으며 하는 바람일 뿐이랍니다."
사장님은 이런 생각에서 겁이 가장 많은 연탄이를 빼고는 모두 중성화수술도 시켜줬다. 이 녀석들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 지역 단체인 보령길고양이보호협회 회원으로 길고양이 정보 획득에도 열심이란다.
편의점은 도시에서나 시골에서나 자석처럼 고양이들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곳이다. 하지만 제대로 고양이들을 관리하지 못하면 오히려 고양이들에게도, 오가는 이들에게도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사장님 역시 수년의 시행착오를 거쳤고, 그 가운데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해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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