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유기견?..반려견을 거리의 개라고 속인 비정한 견주들

2021.10.25 16:04:21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버려진 개라며 호프 레스큐센터에 들어온 개 매기(오른쪽)는 무료광고앱에 판매 광고가 실린 반려견이었다. [출처: 호프 레스큐센터]

 

[노트펫]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한 초보 견주들이 강아지를 쉽사리 포기하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에서 견주가 반려견을 거리를 떠도는 개라고 속이고, 동물단체에 맡기는 경우까지 등장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웨일스 유기견 구조단체 ‘호프 레스큐 센터’는 일부 견주들이 반려견을 유기견이라고 속여서 유기견을 구조했다고 데려가라고 전화하거나, 직접 데려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주 들어온 유기견 중 5마리가 “가짜 유기견”이었다. 1살 올드 잉글리시 쉽독 믹스견 ‘매기’도 그랬다. 매기가 호프 레스큐 센터에 들어온 다음날, 직원은 무료 광고앱 ‘검트리’에서 매기를 500파운드(약 80만원)에 판다는 광고를 발견했다.

 

영국 언론이 가짜 유기견으로 밝혀진 매기의 사연을 취재 중이다.

 

문제는 견주가 속여서 버린 반려견들 때문에 진짜 유기견들을 구조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호프 레스큐 센터의 복지부문 대표인 새라 로서는 “우리는 유기견을 받아야만 한다. 그래서 가짜 유기견들은 진짜 버려진 개들의 줄 맨 앞으로 끼어든다. 그 수가 분명히 전례 없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강아지 붐으로 버려지는 개들이 15년래 가장 많은 데다, 앞으로 2년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내놨다.

 

현재 호프 레스큐 센터에 있는 유기견들은 총 150마리에 달해,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로서는 “보호소가 꽉 찼다. 그런데도 수의사들은 우리에게 전화해서 ‘개가 안락사를 당할까봐 걱정돼서 그러는데 혹시 개들을 데려갈 수 있습니까?’라고 말한다.”고 호소했다.

 

주인이 더 이상 베일리를 돌볼 수 없다고 포기하면서, 베일리도 호프 레스큐센터에 들어왔다.

 

이어 로서는 “현재 우리가 함께 일하는 모든 구조센터들이 꽉 찼고,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며 “절망적인 시기”라고 털어놨다.

 

게다가 포스트 팬데믹(코로나19 이후) 강아지들은 높은 비율로 행동과 건강 문제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입양보내기 더 힘든 실정이다. 초보 견주들이 제대로 훈련시키지 못했거나, 개 사육농장에서 아픈 강아지들을 산 탓이다.

 

신중한 입양을 위해서 호프 레스큐 센터는 올해 들어온 7천 건 넘는 입양 신청서를 유보했다. 호프 레스큐 센터의 메그 윌리엄스 사업개발 책임자는 “이것이 2~3년 내지, 아마도 더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계속되고 있고, 모두가 그들에게 적합한 개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