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다락방에 갇힌 개, 죽기 직전 구조..탈출하려다 이빨·발톱 부러져

2021.11.03 16:05:56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1~2살 정도로 추정되는 핏불테리어 개 레미가 빈 집 다락방 안에 감금돼 있었다. 구조 당시 갈비뼈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굶주린 상태였다. [출처: 레미 페이스북]

 

[노트펫] 버려진 집 다락방에 갇힌 개가 굶어죽기 직전에 구조됐다고 미국 동물전문매체 더 도도는 지난 3일(현지시간) 전했다.

 

두 여성이 지난 10월 8일 펜실베이니아 주(州) 카본 카운티에 있는 버려진 집을 청소하다가, 잠긴 다락방 안에 뼈만 남은 핏불 테리어 개 ‘레미’를 발견했다. 처참한 모습에 둘은 말을 잃었다.

 

다락방 안에 빈 물그릇이 있었지만, 먹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게다가 방안이 개의 배설물로 가득했고, 레미의 몸에서 벼룩이 득실득실 했다. 레미는 스스로 탈출하려고 시도했던 듯, 벽을 긁고 문 귀퉁이를 씹다가 이빨과 발톱까지 부러진 상태였다.

 

제이미 라셀은 다락방에서 구조된 개 레미를 보고 구김살 없는 모습에 놀랐다.

 

둘은 당황해서 가족인 제이미 라셀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했다. 라셀은 “내가 10분 안에 가서 개를 데려가겠다고 말하자, 개가 완전히 뼈와 가죽만 남았다고 미리 경고해줬다. 레미가 마지막으로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라셀은 레미를 보고, 처참한 상태에 한 번 놀라고, 자신을 잘 따르는 레미의 성품에 또 한 번 놀랐다. 라셀은 “레미는 내가 만나본 개들 중에서 가장 사랑이 많은 개”라고 칭찬했다.

 

레미의 왼쪽 뒷다리 뼈(노란 원)가 슬개골 밖으로 길게 자랐다.

 

라셀은 레미를 벼룩 전용 샴푸로 여러 차례 씻기고, 밥과 물을 먹였다. 그런 다음에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진찰을 받게 했다. 병원에서 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레미의 왼쪽 뒷다리가 부러졌다가, 자연히 붙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러진 뼈가 슬개골과 분리된 상태에서 슬개골 밖으로 길게 자라서, 수술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이빨과 발톱도 심하게 부러져서, 개 치과 전문의의 도움이 필요했다.

 

   레미(오른쪽)는 라셀의 반려견과 몇 주 만에 단짝 친구가 됐다. 둘은 잘 때도 같이 자고, 항상 붙어다닌다.

 

라셀은 당초 레미를 임시보호하면서, 치료해준 후 입양 보낼 생각이었다. 아이 넷을 기르는 데다, 반려견과 고양이 2마리도 있어서 더 입양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레미를 치료하고 돌보면서, 입양할 결심을 굳혔다. 1~2살 정도로 보이는 레미는 생후 9개월 된 반려견과 몇 주 만에 단짝 친구가 된 데다, 아이들의 장난도 인내심 있게 다 받아주는 모습에 라셀의 마음이 열렸다.

 

라셀은 레미를 제대로 치료해주고 싶어서, 기부금 모금 페이지를 열었다. 목표금액 5000달러를 훌쩍 넘었고, 레미의 새 출발을 응원하는 선물도 받았다.

 

선물 받은 옷을 입은 레미. 건강을 많이 회복해서 기초훈련을 배우는 중이다.

 

라셀은 “일들이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집이 이제 완전해진 것 같다. 우리는 고양이 2마리에 반려견 2마리를 키운다. 레미가 모든 것을 완성했고, 나의 작은 아이다.”라고 말했다.

 

네티즌은 레미의 페이스북에서 레미를 다락방에 가둔 사람에게 공분하면서, 레미를 구한 라셀에게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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