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로 바뀌었는데..' 힘겹게 길건너는 할머니에게 되돌아와 함께 건넌 반려견
2021.11.11 13:05:32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횡단보도를 힘겹게 건너는 할머니와 다시 돌아와 보조를 맞추는 강아지의 모습이 감동을 주고 있다. 지켜보던 운전자들은 비상등을 켜고 할머니와 강아지가 길을 다 건널 때까지 기다려줬다.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맨인블박'에 '난 아직도 두 눈을 의심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SBS 모닝와이드 '블랙박스로 본 세상'과 '맨인블랙박스'의 공식 채널이다.
9개 영상 가운데 마지막 영상에 한 할머니가 야간에 왕복 8차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상황이 담겨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는 카트에 의지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데 가운데 부근에 다다르기도 전에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었다. 할머니가 걸음을 내딛는 쪽 차들은 출발하기 시작하고, 반대편 차량까지 출발한다면 할머니는 횡단보도 가운데 꼼짝없이 갇히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그런데 반대편 차량은 직진 신호가 떨어졌지만 한 대를 빼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들 할머니가 무사히 건널 때까지 기다리기로 작심한 듯했다. 그렇게 비상등을 켠 채로 할머니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제보자는 "우연히 횡단보도 좌측을 보니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있었다"며 "'내려서 할머니를 부축해야 하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기다리는 사이 제보자의 눈에 할머니에 앞서 한참 전에 길을 건넜던 흰색 강아지가 되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길을 다 건넜던 강아지는 할머니가 뒤처져 있는 것을 보고는 돌아왔다.
그렇게 중앙선 근처에 와서 할머니와 만난 백구는 이번엔 꼬리를 흔들며 할머니와 보조를 맞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처음엔 왼쪽에 서더니 할머니를 쳐다보고, 오른쪽으로 오고 하는 등 할머니를 보호하듯 보조를 맞췄다. 결코 크게 앞서 나가지 않았다. 횡단보도 끝에 다다라서는 뒷편에서 할머니를 따랐다. 어린 손주가 불편한 할머니를 지켜주는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제보자는 "모양새가 다를 뿐 이런 모습을 보면 가족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할머니는 반려견에게 의지하고, 반려견은 할머니에게 의지하고, 서로 그렇게 의지하는게 아니겠느냐"고 흐뭇해했다.
댓글에는 할머니와 반려견이 다 건너줄 때까지 기다려준 운전자들에 대한 감사와 함께 반려견의 행동을 칭찬하면서 할머니와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바란다는 칭찬글들이 달렸다.
영상 편집자는 "더 안전한 동행을 위해 목줄 착용도 잊지 말아달라"는 자막으로 영상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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