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방에 동료 있는데 아파트 안방에서 약먹이고 학대하고 죽이고

2021.12.06 16:22:34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40대 푸들연쇄살인마의 엽기 행각

 

오직 푸들 만을 입양받아 데려간 남성. 그의 손은 온통 강아지에게 할퀸 상처 투성이였다.

 

[노트펫] 사체로 발견된 푸들만 8마리에 달하는 40대 푸들 연쇄살인마. 그는 회사에서 내어준 사택에서 동료 2명과 살면서 푸들을 학대하고 죽이고, 그 푸들이 죽으면 사택 화단에 묻어 처리했다. 그리곤 다시 처음부터 이 과정을 반복했다. (관련기사: '데려가 죽이고, 또 죽이고' 40대 푸들연쇄살인마..발견된 사체만 8마리)

 

6일 지역 동물단체 군산길고양이돌보미에 따르면 이 남성이 엽기 행각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가을 쯤이다. 직장 때문에 경기도 본가에서 내려와 군산의 사택에 살면서다.

 

사택은 직원 세 명이 방 한 개 씩 동시에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로 이 남성은 화장실이 달린 안방을 사용했다. 다른 두 개의 방은 다른 동료들이 사용했다. 보통의 사택 구조다. 

 

군산길고양이돌보미 측에 털어놓은 내용에 따르면 처음에는 푸들을 입양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처음 입양한 푸들이 죽고, 또 다른 푸들이 죽고 했다.

 

남성에 입양돼 희생된 푸들 초코. 

 

그런데 수 차례 반복되면서부터는 사람들이 잘 맡기려들지를 않았다. 이때부터 이 남성은 자신의 신상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했단다. 자신이 공공기관 어디에 다니는 억대연봉자이고, 어디에 거주하고 있으며 등등이다. 실제 해당 공공기관 재직자였다. 

 

집안은 값비싼 강아지 용품으로 가득 차 있었고, 사택 옥상엔 강아지가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이들은 자신의 푸들이 더 나은 곳에서 더 잘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뜻 남성에게 푸들을 보냈다.

 

초코의 전주인은 남성이 잃어버렸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군산에 내려와 함께 찾기도 했다. 

 

푸들을 잃어버렸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이런 모습 때문에 남성이 푸들을 학대한 뒤 죽였을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다. 심지어 전 주인 가운데에는 잃어버렸다는 말에 군산에 내려와 전단지를 함께 붙이기도 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미 죽은 푸들이 찾아질 리가 없었다.

 

그에게 입양된 푸들은 총 19마리이고 8마리는 사체로 발견됐다. 나머지 11마리도 살아 있을 것으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동료들은 개가 자주 바뀐다는 것만 알았을 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을 것이라는게 이 남성이 군산길고양이돌보미 측에 털어놓은 이야기란다.

 

약물을 사용해서 소음이 나지 않도록 했단다. 아래의 사진은 남성에게 입양된 미소라는 이름의 푸들이다. 피해 푸들 중 한 마리다.

 

푸들 미소. 평소 깨발랄한 성격이었다.

 

큼직한 강아지 방석에 누워 잠을 자고 있는 미소. 미소를 보낸 견주가 근황이 궁금하다고 하자 남성이 잘 있다면서 보내준 사진이다. 

 

방안인데 양말을 신고 있고, 양말의 발목 부분은 고무줄로 꽁꽁 묶여 있다. 발가락 끝부분은 누렇다. 미끄럼방지차원에서 양말을 신겨 놓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차은영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대표는 "견주는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 치를 떨었다. 

 

차 대표는 "남성과 만나 회유하는 과정에서 푸들을 다 죽였다는 자백과 함께 조용히 시키기 위해 약물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미소는 약물에 취해 자고 있었던 것이다.

 

차 대표는 또 "사진 속 푸들은 깨발랄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며 문이나 다른 집안 곳곳을 긁지 못하도록 양말을 신겨 둔 것이고 발가락이 곪으면서 나온 누런 진물이 양말 끝에 말라붙은 것이라고 했다.

 

화단에서 발견된 푸들 사체들은 부검결과 1마리는 두개골과 하악 골절을 입고 숨진 상태였다. 1마리는 몸 전체에 화상 자국이 있었고, 화상 부위에는 거즈와 솜 및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다. 담뱃불로 지진 자국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동료 2명과 살면서 소리가 새어나지 않게끔 약을 먹인 뒤 갖은 학대를 하고, 그러다 푸들이 죽으면 멀리가지도 않고 사택 화단에 묻어 자신의 행각을 은폐해왔다는 것이다. 

 

 

차 대표는 "동물단체일을 하면서 수많은 학대 행위를 봐왔지만 이번처럼 엽기적인 경우는 없었다"며 "대상이나 수법, 대범함 면에서 사회적 격리가 반드시 필요한 동물학대범"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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