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을 몸에 감고 다닌 고양이 '별거 아닌줄 알았는데...'

2021.12.21 16:42:56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겉으로 보기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였던 전선은 고양이의 살속을 파고들어 살을 갈라놓고 있었다.

 

플라스틱 통에 목이 낀 채, 혹은 몸에 뭔가 인공물을 감고 다니는 고양이들이 발견되고는 한다. 얼핏 우스꽝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이런 모습이 실제로는 고양이의 생존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이를 잘 나타내주는 구조기가 소개됐다. 

 

20일 동물권단체 카라에 따르면 최근 카라에 평소 집 마당 한쪽에 먹이를 챙겨주고 돌보며 중성화수술까지 해준 고양이 한 마리가 갑자기 목과 허리에 전선이 감긴 채 나타났다며 전선을 벗겨줄 것을 요청하는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자는 평소 인근 고양이들을 돌봐온 캣맘으로 전선이 감긴 고양이를 직접 구조하기 위한 노력도 해봤지만 야생성이 강한 고양이를 결국 놓치고 말았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제보 사진 속 치즈 고양이는 목과 몸에 까만 전선이 감겨 있는 모습이 선명했다. 털로 뒤덮여 있어 상처까지 났는지 육안 확인은 불가능했지만 감긴 자리에 털이 들어간 것으로 봐서는 꽤나 단단하게 조여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양이 스스로 전선을 벗겨 내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카라의 활동가들은 현장에 나간 첫날 고양이의 경계탓에 포획에 실패했고, 이틀 뒤 돌아왔다는 말에 뜰채로 고양이를 구조할 수 있었다.

구조 뒤 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고양이의 몸에 감긴 전선을 제거하고 건강 상태를 진단해봤다. 그저 전선이 감긴 것으로 생각했지만 고양이의 상태는 보기보다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굵은 전선은 꼬이면서 고양이의 목과 하체를 옭아매고 있었고, 전선에 감긴 부위는 전선에 꽤 깊게 패인 상태였다.

 

 

 

치료를 위해 털을 깎은 뒤 확인한 목과 하체의 갈라진 상처는 더욱 선명했다. 봉합 수술이 필요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진단된 것이 다행이었다. 기본접종에 상처 소독 및 항생제 처치를 받고 입원치료를 거친 고양이는 빠른 회복세를 보였고 덕분에 다시 살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다.

 

 

카라는 "평소 정성껏 먹이를 챙겨주고 돌봐주신 케어테이커(캣맘) 덕분인지 상처 외에 건강상태가 양호했던 고양이는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며 "척박한 도시의 길 위에서 살아가면서 다양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고양이들에게 세심한 관찰과 빠른 구조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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