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과 사별한 개, 따라 죽는것이 최선인가요
최근 SNS 상에서 한 스님이 세상을 떠난 뒤 동물보호센터로 보내진 9마리의 새주인을 찾는다는 호소글이 돌았다. 키우던 개 중에는 노령견도 있어 입양처를 구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말도 곁들여 졌다. 입양처를 찾지 못할 경우 안락사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원로 배우 황정순씨가 세상을 떠났다. 독신으로 살아 왔던 그의 곁을 지켜 왔던 반려견 두 마리는 얼마되지 않아 안락사 처리됐다.
주인과 사별하는 개가 불쌍한 처지에 놓이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개는 자신을 기르던 주인이 세상을 떠나면 따라 죽기라도 해야하는 걸까.
앞으로 이런 일은 더욱 비일비재해질 것이 뻔해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요즘 들어 나이 들은 부모들이 적적해할까봐 강아지를 선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요즘 개의 수명은 대략 15년 정도다. 강아지를 들이는 노년층의 나이가 70살을 넘어갈 경우 주인이 개를 남겨 두고 세상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은 가족들이 그 개 혹은 고양이를 돌봐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보다 애견문화가 앞선 일본이나 미국을 봐도 그것 만으로는 대비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증명됐다.
일본 도쿄의 동물보호센터에는 노인들이 키우다 사망하면서 갈 곳을 찾지 못해 오게 된 개나 고양이가 전체 보호동물의 4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족이 없거나 평소 왕래를 하지 않았다면 무용지물인 셈이다. 게다가 혼자 사는 독거노인의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본도 이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지만 일본인들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해 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자신이 개는 물론 개보다 수명이 더 긴 고양이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경우에 대비해 맡아줄 사람을 만들어 놓는 것이 가장 손쉽고도 편안한 해결책이다. 굳이 가족이 아니더라도 이웃 친지들 중 누구를 골라 반려동물을 부탁하는 것이다.
가족은 물론이고 이웃친지들이 여의치 않고, 그런 일이 부담이 된다면 아예 비용을 들여 신탁을 하는 방법이 있다.
자신이 남기는 유산 중 일부를 평소 신탁회사에 지급해 놓고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반려동물이 죽을 때까지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이런 펫신탁회사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편이다.
또 펫신탁회사외에 일본에서는 노령견 케어를 전문으로 하는 사설 노령견간호센터도 생겨 났는데 여기서도 비용을 지불하면 가족과 사별한 반려동물들을 죽을 때까지 맡아 주고 있다. 신탁회사가 맡기는 곳 중에는 이런 곳도 있을 테다.
주인이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바로 버려지는 일은 죽은 이에게나 살아 있는 반려동물에게나 비극적인 일일 수 밖에 없다.
고의로 유기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노년층이 늘어가는 요즘 그간 애지중지했고 자신에게 의지가 돼주던 반려동물이 자신이 죽은 뒤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해 한번 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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