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도 안했는데'..주인 임신 가장 먼저 알아채고 확 달라진 댕댕이
2022.01.23 10:52:06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주인의 임신을 가장 먼저 알아챈 뒤 의젓해진 강아지의 기특함이 보는 이들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어느새 뱃속의 아이가 여섯 살이 된 지금 강아지와 아이는 둘도 없는 세상 친한 친구가 됐다.
"화장실 다녀온 사이 김치찌개 고기가 좀 없어진거 같은데.." 얼마 전 당진에 사는 형진 씨가 이런 말과 함께 게시한 말티즈 사진이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김치찌개 속 고기를 몰래 꺼내놓고 시치미를 떼고 있는 이 녀석. 하지만 입가에 묻은 빨간 국물은 누가 했는지를 아주 잘 알려주고 있었다.
형진 씨는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는듯 딴청피는 이 녀석 모습에 웃음을 참기 어려웠고 사진을 찍어 공유하게 됐다고 했다. 사람들로 하여금 한 번 쯤은 갖고 있을 경험을 떠올리며 웃게 해줬다.
말티즈 미소. 올해 9살이 되는 녀석으로 거의 반쯤은 사람이나 다름 없단다. 능글거리면서도 활발하고, 한편으로 노는 것 좋아하고 똥꼬발랄하다고.
형진 씨 부부는 미소를 '큰아들'이라고 주저없이 부른다는데 그저 올해 6살 난 아들보다 먼저 데려와 키워서만은 절대 아니다. 특히 아내가 아이를 가졌을 때를 떠올려보면 '큰아들' 자격이 충분하다고 했다.
부부가 아들을 갖기 전 미소는 아내의 배 위를 제일 좋아했단다. 따뜻하고 푸근해서이기도 하고, 거기에 자리를 잡으면 주인이 항상 예뻐해주니 명당 중에 명당이었던 것같다.
그랬던 미소는 2016년 초 어느날부터 더 이상 배 위에 올라오지 않았다. 대신 배를 킁킁거리기만 했다. 얘가 달라졌나보다하고 무심코 지나쳤다가 얼마 뒤 부부는 아이가 찾아왔음을 알게 됐다. 미소는 주인이 임신한 것을 알아채고서는 제일 좋아하는 자리를 미련없이 내주고 조심스레 행동한 것이었다.
태명을 지을 때도 미소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부부는 여러 태명을 적은 종이를 놓고선 미소에게 물어오도록 시켰다. '튼튼이', '샛별이', '방글이' 등등. 태명을 적은 종이를 섞어두고 미소가 하나를 물어오면 다시 섞고 다시 뽑아 오게 하고, 그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미소는 금별이라는 태명이 적힌 종이만 계속 물어왔다. 그 종이에 미소가 좋아하는 뭔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신기했고, 그렇게 부부는 뱃속 아이를 금별이로 부르기로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아들이 마침내 태어났는데 미소는 이번에는 형 노릇을 톡톡히 하려 들었다. 형진 씨는 "아들이 갓난 아기 시절 유난히도 번개가 많이 치던날을 잊을 수 없다"며 "번개에 흠칫흠칫하면서도 아가 옆에 바짝 붙어 번개 보고 짓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여섯 해가 지난 지금 아들과 미소는 절친이 됐다. 형진 씨는 "장난감 인형을 이제는 제가 아닌 아들에게 건네면서 같이 놀자고 한다"며 "정말 가끔 보여주던 하울링도 아들 노랫소리에 잘 맞춰 불러준다"고 흐뭇해했다.
형진 씨는 그러면서 "아무리 '강아지다' '강아지다' 하지만 저희집은 이 녀석을 큰아들로 부르고 있다"며 "두 녀석들의 우정이 변치 말고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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