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준 은인 찾아 시베리아 벌판 600km 걸어온 북극곰 형제
2022.01.24 13:20:47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노트펫] 새끼 북극곰 형제가 자신들에게 먹이를 챙겨준 사람들을 찾아 시베리아에서 600km를 걸어 돌아온 이야기가 시선을 끌고 있다.
러시아 방송국 NTV는 21일(현지 시간) 시베리아 야말 반도의 하라사베이스코예 가스전 노동자 숙소에 찾아온 북극곰 형제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가스전 노동자들은 그동안 먹을 것을 찾아 마을에 나타난 북극곰 형제에게 먹이를 챙겨줘왔다. 사람들은 북극곰들에게 '하라'(Khara)와 '사베이'(Savey)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마을 사람들과 친해진 하라와 사베이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는듯 자연스럽게 마을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마을의 개들과도 친해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하지만 북극곰들이 계속 먹이를 받아 먹으면 야생성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더불어 폐기물 용기를 파헤치는 등 마을의 안전에도 문제가 생기자 야말로-네네츠키 자치구는 하라와 사베이를 방생하기로 결정했다.
북극곰 형제는 해양 생태계 전문가들의 도움과 헬리콥터가 동원되어 수백km 떨어진 곳으로 옮겨졌다. 야생에 적응하기 전까지 먹을 수 있는 200kg의 식량과 함께 야생 적응 과정을 관찰하기 위한 추적 장치도 부착됐다.
하라와 사베이는 처음에는 순조롭게 가스전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다시 방향을 바꿔 움직이며 추적 장치마저 떼어버렸다.
곰들이 다시 발견된 곳은 먹이를 챙겨줬던 가스전 노동자 숙소 앞이였다. 거의 3주만에 600km를 우회해서 돌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마취 후 간단한 검사 후 다시 추적칩을 부착해 더 먼 곳으로 방생될 예정이다.
드미트리 아르튜호프 야말로-네네츠키 자치구 주지사는 "러시아에서 이런 방생 조치는 처음"이라며 "취약한 생태계를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북극곰 형제 방생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