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용' 빨간 락카 칠해진 채 벌벌 떨던 강아지의 변신

2022.02.09 16:42:53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뜬장에서 도살될 차례만 기다리던 강아지의 확 달라진 모습이 공개됐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9일 SNS에 지난해 7월 경기도 의정부 도살장에서 구조한 강아지 제시카의 현재 모습을 게시했다.

 

카라는 당시 의정부 신곡동의 개 도살장을 시 공무원과 함께 급습해 도살될 위기에 처해 있던 31마리의 개를 구조했다. 도살장은 입구에는 꽃밭과 텃밭이 가꿔져 있었지만 내부에선 개들을 잔인하게 도살해왔던 곳이다.

 

도살장 운영자는 개 경매장에서 구매한 개를 도살한 뒤 각 식당에 납품해왔다. 현장에는 절연테이프를 감아 만든 전기 쇠꼬챙이와 그간 도살된 개들의 털, 살아 있었을 때 차고 있었던 목줄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뜬장에 갇혀 벌벌 떨고 있는 개들이 있었고, 제시카는 그중 한 마리였다. 11개월령으로 채 성견이 되지 않았던 제시카. 제시카는 진흙과 먼지 범벅이었고 특히 등에는 빨간 락카칠이 되어 있었다.

 

도살자는 개의 크기에 따라 특상, 상, 중, 하 그리고 국물용임을 락카로 표시한다는데 제시카에 칠해진 '국물용'이라는 빨간 락카는 도살 이후 용처를 말해 주고 있었다. 

 

 

구조되고 7개월이 지나 1년6개월이 된 현재의 제시카. 한눈에 보기에도 살이 붙었고, 윤기나는 털에 웃음까지 보여준다. 카라는 "언제 기죽은 얼굴을 했냐는 듯 활짝 웃는 얼굴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며 "영양 상태도 좋아지고 활동가들이 꾸준히 관리해 주고 있어 흰 털도 풍성하게 반짝거린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활동가들이 기쁜 것은 사람에게 다가온다는 것. 카라는 "이제는 용기를 내서 사람에게 다가와 품에 안겨 가만히 온기를 나누곤 한다"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강아지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기뻐했다.

 

이제 가족을 만나면 완전한 강아지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게 카라의 바람이다.

 

카라는 "가족을 만난 제시카는 아침에 일어나 산책 나가는 시간을 기대하거나, 집에 비운 가족이 돌아오는 순간을 내내 그리워하거나, 가족 곁에 누워 편히 잠들 시간을 기다릴 것"이라며 "어쩌면 그 모든 순간으로 도살장에서의 끔찍한 기억도 치료될지도 모르겠다"고 입양을 호소했다.

 

 

제시카는 1년6개월령의 암컷 강아지로 중성화수술을 했고, 사람도 다른 강아지들과도 잘 어울린다. 입양에 관심이 있다면 카라의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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