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앞에 발 동동 구르는 덩치가 그 무섭다던 도사견?
2022.02.14 17:01:51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덩치만 컸지 여느 반려견과 똑같이 행동하는 도사견의 모습이 공개됐다. '사납고 큰 누런 개'이라는 이미지에 갇힌 도사견들의 새로운 모습이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지난 12일 SNS에 도살장에서 구조한 도사견 2마리의 근황을 공개했다. 지난 2020년 12월 고양시 설문동 도살장에서 개 30여 마리와 함께 구조됐다.
도사들은 도살장 뜬장 한 칸에 있었고, 카라 활동가들이 구조할 당시 다른 개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보고 겁을 잔뜩 집어 먹은 채였다.
그랬던 도사들은 카라의 돌봄을 받으면서 2월 현재 일도와 어푸라는 이름을 얻었다. 일도와 어푸는 사람을 좋아하고 다른 개들과 친화력도 좋은 평범한 반려견의 모습을 보여줬다.
확실히 덩치가 큰 도사견들. 하지만 산책에 신나하고, 다른 개들과 장난치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여느 개들과 다를 바가 없단다.
열악한 환경에서 얻은 질병을 치료하면서, 온전히 사람의 손길에 몸을 맡길 때에는 오히려 어지간한 개들보다도 순한 모습을 보여 더 측은했다.
실제 사진 속에서 일도와 어푸는 길고 커다란 발로 겅중겅중 잔디밭을 뛰고, 간식을 손에든 활동가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려' 지시를 따른다. 여느 반려견들과 다름없다.
카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도사견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개농장', '도살장', '개경매장'이란다. 흔히 도사견에 대해 '투견', '사납고 큰 누런 개' 라는 인식이 있지만 투견은 지속적인 단속으로 설 자리를 거의 잃었고, 식용과 관련된 곳에서나 볼 수 있는 개가 됐다.
카라는 "체구가 작은 개들도 저마다 성격이 제각각 다르듯이 도사견들도 얼핏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성격과 외모가 모두 다르다"며 "우리가 도사견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것처럼, 이들도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도사견들에게 국내 입양의 문턱이 너무나 높다는 것"이라며 "구조 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입양의 기회를 얻지 못한 일도, 어푸 또한 가족을 만나려면 먼 해외로 떠나야 할 것"이라고 가슴 아파했다.
카라는 "도사들의 커져버린 몸집도, 공격성을 보이거나 위축성을 보이는 기질도 모두 사람이 빚어낸 욕심의 산물"이라며 "무섭고 사나운 개라는 단편적인 인식도 모자라 무한 번식되며 학대를 받고 '개식용'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되고 있는 도사견들에게 이제라도 조금 더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카라는 지난해 도사견 총 21마리를 구조했다. 대부분 해외 입양으로 귀결될 지라도 모두 반려견의 삶을 살수 있다는 신념으로 돌봄과 치료, 사회화 교육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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