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아픈 경태와 태희" 택배기사 도움 호소에 돈쭐로 화답한 사람들
2022.03.08 10:15:55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택배견 1호 경태 대리와 택배견 2호 태희를 키우는 택배기사의 도움 요청에 사람들은 돈쭐로 화답했다.
말티즈 경태가 국민 말티즈로, 온국민의 마음을 뒤흔든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게 괜한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온정이 법을 위반할 정도로 넘치면서 오히려 일이 꼬였을 정도다. 택배기사는 죄송함을 표시하면서 받은 금원을 전부 반환하겠다며 재차 착한 심성을 느끼게 했다.
택배기사는 지난 5일 인스타그램 '경태희 아부지'에 장문의 글을 게시하고 요즘 안 좋은 일들이 겹치면서 경태와 태희까지 건강이 악화됐다며 특히 태희가 많이 아파서 비싼 병원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택배기사는 "선생님들, 제가 죽어도 이런 건 생각 못했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용기기 생긴다"며 "저 혼자 몸이라면 어떻게든 살아가겠지만 아픈 아이가 둘이니 정말 힘이 든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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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동안만 1000원 릴레이를 해달라며 투명하게 잔고를 공개하겠다고 했고, 또 "염치없고 죄송하다"고 송구한 마음을 표현했다.
택배기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이전 글들에서 어느 정도 느껴졌다. 항상 밝게 살도록 노력하면서 그런 티가 잘 나지 않았을 뿐이었다.
택배기사는 지난해 10월 임시보호하던 태희를 평생 가족으로 맞아들였다. 생각보다 나이가 많고 아파서 다른 집에 보내기란 불가능했다. 그때도 태희는 많이 아팠다.
지난달 15일에는 태희 때문에 울먹이기도 했다. 택배기사는 지난해 12월 첫눈 오던 날의 야간 산책 영상을 게시하면서 "사실 요즘 많이 힘이 든다"며 "언제일지도 모를 이별을 혼자 막연하게 준비중이다 보니 그냥 많이 아프다"고 했다.
특히 그는 "태희를 구조해주신 소장님과 얼마 전 통화로 하소연을 했다"며 "태희는 곧 죽을 아이었다. 그런데, 아직 잘 버티지 않느냐 하는 말씀에 눈물이 너무 쏟아졌다"고 했다.
게다가 지난달 17일 택배기사는 자신의 택배차량이 망가지는 불운까지 겪어야 했다. 엔진이 눌러붙어 엔진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고, 당연 일도 며칠간은 하기 힘들어졌다.
천원 릴레이가 시작되자마자 수많은 도움이 쇄도했다. 순식간이었다. 택배기사는 "선생님들, 10분 만에 너무 큰 금액이 모여서 20프로(퍼센트)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기부하겠다"며 모금을 마감했다. 또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을 표현했다.
10분 간 쇄도한 금액은 1000만원이 넘었다. 1000만원 이상 금액을 모집하려는 사람은 사전에 지자체장 등에게 등록하도록 하고 있는 기부금품법을 위반할 정도가 됐다.
택배기사는 지난 8일 "안녕하세요 선생님들, 우선 저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선생님들께 도움을 요청드리고 많은 분들께 걱정을 드린 점 너무 죄송하다"며 "순간적인 감정과 절실함으로 섣부른 판단을 하고, 제가 너무 안일한 행동을 했다"고 다시금 죄송함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오늘 알아보니 개인이 후원금 모집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천만원이 넘는 금액은 돌려드려야 한다고 한다"며 "그런데 어느분께 드려야 할지 답이 없어서 그냥 모든 분께 돌려드리려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며칠은 걸릴거 같다"며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절차를 밟아 모금 다시 진행해주세요" "그냥 경태희 병원비로 써주세요" "안 돌려받아도 됩니다" "다시 열리면 꼭 참여하겠다" 등등 경태희 아부지와 경태, 태희를 응원하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늘 우리를 위해 경태희랑 아부지가 힘써주시는데 이번엔 우리가 아부지랑 경태희를 위해 뭔가 해드릴수 있게 허락해달라"고 썼다.
또다른 네티즌은 "아부지가 올려주시는 글과 사진으로 얼마나 행복을 느끼는데 보답할 기회를 주셔야죠"라며 "저는 그 순간 기회를 놓쳐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허가를 받고 다시 올려주세요"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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