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근절 요구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답변은
2022.03.24 16:45:00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문재인 정부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5년 간의 동물보호 정책 성과를 설명하고, 차기 윤석열 정부에서도 동물보호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창룡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24일 답변 요건 20만을 넘어선 동물학대 관련 3건의 국민청원에 대해 답변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포항시 호미곶 주변 폐양어장에서 발생한 길고양이 학대 살해 관련 처벌 청원이 청원 3일째 8만여명을 기록하면서 40여 일이 남은 새정부 출범 때까지 한 차례 더 답변에 나설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는 보인다. 다만 현 정부가 마무리에 들어가는 만큼 시기적으로 이번 답변이 마지막 답변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김 상임위원과 김 차관은 KBS1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사고로 불거진 '방송촬영 시 동물보호 대책 마련', 창원시에서 발생한 식당 고양이 두부 학대 사건 관련한 '고양이 학대범 강력처벌 요구', 그리고 또다시 불거진 인터넷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 내의 길고양이 학대 혐오 컨텐츠 게시와 관련한 '고양이 학대갤러리 폐쇄 및 재발 방지 요구' 등 동물학대 관련 3건의 국민청원에 대해 답변했다.
답변자들은 KBS가 촬영중 퇴역 경주마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KBS가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출연 동물 관련 조항을 만든 사실을 소개하면서 "정부는 촬영 현장에서 고려해야 할 기본원칙과 준수사항 등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올 상반기 내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정부는 새로 마련되는 동물보호 가이드라인이 방송 제작 현장에서 준수되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 나가겠다"며 "방송사업자 및 동물보호단체와 협력하여 영상산업 전반에서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동물을 안전하게 촬영하는 제작환경이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창원 고양이 두부 살해 사건 관련 김종훈 차관은 "사건이 발생한 뒤 신고를 받은 경찰은 CCTV 역추적 및 탐문을 통해 피의자를 긴급체포했다"며 "혐의가 인정되어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상태로 재판을 통해 동물을 잔혹하게 살해한 피의자가 강화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디씨인사이드 갤러리 폐쇄 관련해서는 "작년 7월, 해당 사이트의 한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진 학대 행위에 대한 국민청원이 있었고, 해당 게시판은 폐쇄된 바 있다"며 "하지만 같은 사이트 내에서 위치를 옮겨 범죄 행위들이 다시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동물권 단체가 해당 갤러리의 학대 행위를 한 성명불상의 피의자와 사이트 운영자를 고발하여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동물 학대와 관련된 행위들에 대해 엄정한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상임위원과 김 차관의 현 정부의 동물보호정책 성과 설명과 함께 새정부를 향한 당부가 눈길을 끌었다.
두 답변자들은 "지난 5년 우리 사회에서 동물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높아져 왔다"며 "국민청원을 통해 20만 동의를 넘겨 정부가 답을 한 청원도 이번을 포함해 총 14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에 2018년부터 농식품부에 ‘동물복지정책과’를 신설해 관련 정책을 총괄하게 했고, 각 지자체도 해당 업무 담당 인력을 꾸준히 충원해 왔다"며 "2020년에는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인 동물보호 및 복지정책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동물보호법 상 동물 학대 행위의 범위를 확대하고 처벌도 높여 왔다"며 "2018년부터 반려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공간 제공과 같은 의무를 다하지 않는 소위 ‘애니멀 호딩’을 학대 행위에 추가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의 개정을 통해 동물을 학대해 죽게 한 경우의 처벌조항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했다"고 처벌 강화 노력을 밝혔다.
새정부 출범 이후 동물보호 정책이 사회적 공감대에 맞춰 지속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상임위원과 김 차관은 "전과 비교하여 우리 사회가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음에도 여전히 동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현실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우려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동물보호 관련 법, 제도 개선을 위해 지난 5년간 꾸준히 노력해 왔지만 아직 제도와 현장에서 개선해야 할 점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음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물을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 하나의 존엄한 생명체로서 대해 주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동물 학대 방지 방안을 마련하여 이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화하고, 동물보호 관련 사회적 공감대를 높여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정부의 동물보호를 위한 노력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동물과 관련해 강아지 공장 근절 등 반려동물 보호체계 정비, 동물학대 예방 및 처벌 강화, 동물보호교육 활성 추진, 개식용금지 추진 등의 공약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상세 내용이나 실행 일정 등은 제시되지 않은 가운데 전반적으로 반려동물에 다소 치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내용으로 동물에게 제3의 인격을 부여하는 민법 개정안과 동물학대 행위 구체화와 학대자에 대한 사육금지 처분 제도 도입, 동물보호소 제도 도입 등 전면개정 수준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처리 여부도 새정부에서 주의깊게 지켜볼 사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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