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퇴각 후 드러난 동물판 희비..개 300마리 아사하고, 주인 찾고

2022.04.06 16:42:52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보로디안카 동물보호소에서 구조된 개들.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났다. [출처: 유애니멀스의 페이스북]

 

[노트펫] 러시아군이 후퇴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동물의 희비가 엇갈렸다. 수도 키이우 인근 보로디안카 동물보호소에서 300마리 넘는 개들이 굶어죽은 채 발견됐고, 어떤 반려견은 죽은 주인 곁을 끝까지 지켰다. 잃어버린 주인을 찾은 반려견의 소식만 한 줄기 빛이 됐다.

 

우크라이나 비영리 동물단체 유애니멀스는 최근 러시아군이 철군한 보로디안카 동물보호소에서 아사한 개 300마리 이상을 수습하고, 3분의 1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개 485마리 중에서 150마리만 생존했고, 생존한 개들도 위독한 상태다. 생존한 개들 일부는 병원에 옮겨지는 과정에서 죽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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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는 개들이 지난 3월 초부터 방치된 끝에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죽었다며, 책임자인 키이우 시립동물병원 원장을 비판했다. 단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숨진 개들은 갈비뼈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단체는 “동물보호소는 전쟁 중에 망가졌지만, 동물들이 폭격으로 죽은 것이 아니었다.”며 개들을 방치한 당국과 책임자들을 동물학대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슬픈 소식은 이어졌다. 벨라루스 방송 넥스타 TV는 지난 5일 트위터에 죽은 주인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킨 개의 사진을 공개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넥스타 TV는 “키이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살해한 주인 곁에서 개가 떠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정부 공식 트위터 계정이 “러시아의 잔학 행위는 조사돼야 한다.”며 감사의 댓글을 남겼다.

 

한 줄기 빛과 같은 소식도 전해졌다. 한 견주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 잃어버린 반려견과 극적으로 재회했다고 영국 일간지 익스프레스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차 거리에서 구조된 반려견 네시와 벨라루스 군인. [출처: Facebook/ belwarriors]

 

회색 반려견 ‘네시’는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한 도시 부차를 떠돌아다니다가 구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벨라루스군 카스투스 칼리노스키 대대가 부차에서 네시를 데려와서, 천신만고 끝에 주인을 찾아줬다.

 

카스투스 칼리노스키 대대는 최근 페이스북에 네시와 주인이 재회한 순간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대대는 “이 어려운 시기에 조금 긍정적인 소식을 전한다. 부차를 해방시키는 동안 혼자 있는 개 네시를 찾았다. 누군가 사람을 동물처럼 대하는 동안, 우리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의 생명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네시는 주인을 보고 달려가더니, 그의 품에 안긴다. 마치 어디 갔다가 이제 왔냐는 투로 울부짖으며 기뻐한다. 네시의 주인은 벨라루스 군인에게 악수를 하면서 감사 인사를 나눈다. 그리고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해서 네시를 찾은 기쁜 소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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