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 마지막 답변 나선 文 "동물학대 안타까워..동물은 물건 아냐"

2022.04.29 10:57:03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동물은 물건이 아닙니다. 반려동물은 가족과 같습니다.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길 바랍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임기 초부터 운영된 청와대 국민청원의 마지막 답변자로 나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반대, 동탄 길고양이 학대범 강력 처벌 등 7개 청원에 대해 직접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청원의 마지막 답변만큼은 직접 하기로 했다"며 "답변하기가 조심스러운 청원도 있지만 현재까지 20만명 이상 동의하신 국민청원에 대해 모두 한꺼번에 답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청원 제도에 대해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이웃의 호소에 대한 뜨거운 공감은 우리가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문제들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고, 법과 제도 개선의 동력이 되어 우리 사회를 바꾸는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아동보호에 대한 국가책임, 디지털 성범죄 근절과 피해자 보호 대책,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수술실 CCTV 설치, 경비원 근로환경 개선 등을 국민청원의 성과로 꼽았다. 이같은 국민청원의 의의에 대한 평가와 함께 7개 청원에 대한 답변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반대’ 청원에 대해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은 원론적으로 답할 수밖에 없다"며 "청원인과 같은 의견을 가진 국민들이 많다. 반면에 국민화합과 통합을 위해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도 많다. 사법 정의와 국민 공감대를 잘 살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대통령집무실 이전 반대 청원' 2건에 대해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청원 내용에 공감한다"며 "많은 비용을 들여 광화문이 아닌 다른 곳으로 꼭 이전해야 하는 것인지, 이전한다 해도 국방부 청사가 가장 적절한 곳인지, 안보가 엄중해지는 시기에 국방부와 합참, 외교부장관 공관 등을 연쇄 이전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차기 정부가 꼭 고집한다면, 물러나는 정부로서는 혼란을 더 키울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안보 공백과 경호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정부의 입장에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한때 구중궁궐이라는 말을 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계속해서 개방이 확대되고 열린 청와대로 나아가는 역사였다"며 "우리 정부에서도 청와대 앞길이 개방되었고, 인왕산과 북악산이 전면 개방되었으며, 많은 국민이 청와대 경내를 관람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의료 민영화를 우려하여 제주 영리병원 국가 매수를 요청하는 청원'에 대해 "공공의료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우리 사회가 계속 전진하길 바란다"는 당부를 전했다.

 

7개 청원 가운데 동물 학대범 강력 처벌 청원이 2개가 포함됐다. 포항의 폐양식장에서 발생한 길고양이 학대살해범 강력 처벌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편의점 알바생이 편의점 주변 길고양이 수십마리를 잔혹하게 죽인 사건에 대한 강력 처벌 청원이 그것이다.

 

 

문 대통령은 "동물보호 청원에 대한 답변이 이번으로 벌써 열다섯 번째"라며 "사회적 관심이 그만큼 높고 법·제도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동물 학대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원하신 두 건 모두 학대범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된 상황으로 엄정한 수사와 재판을 통해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우리 정부는 동물학대 근절과 동물복지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농식품부에 동물복지를 전담으로 하는 부서를 신설했고,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인 동물보호와 복지 정책의 개선을 이뤄왔다"고 밝혔다.

 

 

 

또 "최근에는 동물보호법을 31년 만에 전면 개정하여 동물 학대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며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 의무를 명시했고, 동물복지 증진을 위한 새로운 제도도 담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아직도 관행과 문화가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반려동물은 가족과 같다"며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계속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28만7985명의 동의를 얻은 '문재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청원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지난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며 "이와 같은 놀라운 국가적 성취는 모두 국민들께서 이룬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 모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 5년 동안 언제나 과분한 사랑과 지지를 보내 주셨고, 위기와 고비를 맞이할 때마다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주셨다"며 "퇴임 이후에도 국민의 성원을 잊지 않겠다"고 말하며 답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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