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비 받고, 침맞아도 보험'..그림의 떡 '펫보험'
2015.11.16 11:04:02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영국에서 판매되는 펫보험의 보장 내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의 펫보험 가입은 극히 저조하고 보장 내용도 그다지 많지 않다. 지금은 그림의 떡인 보장 내용이 우리나라에도 도입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지난 15일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반려동물보험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2014년 현재 반려동물의 보험가입률은 0.1%에 불과하다. 2012년 기준 반려동물은 1000만마리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보험에 가입된 반려동물은 1만 마리 정도 밖에 안된다는 의미다.
1인당 소득수준이 2만 달러를 넘어서면 반려동물 문화가 발전하고, 3만 달러 이후부터는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대하는 인격화가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3만 달러를 바라보는 우리나라로서 이미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 돼가고 있지만 보험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화재와 롯데손보, 메리츠화재 등에서 보험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화재와 롯데손보의 보험 판매건수는 879건과 762건에 불과할 정도다. 올해 중반부터 애견숍과 동물병원에서도 펫보험 가입을 권유할 수 있는 단종보험제도가 시행됐지만 성과는 알려진 바가 없다.
보험연구원은 손해율 관리의 어려움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반려동물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는데다 동물 진료비도 천차만별이어서 보험사로는 대처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보호자들 중에서도 보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현재 나와 있는 보험들도 주로 반려견의 질병 및 상해와 관련된 보장이 대부분이고, 이마저도 보험금 지급은 까다로운 편이다.
이미 반려동물 문화가 발달한 선진국의 경우는 어떨까.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영국에서 판매되는 알리안츠의 펫보험은 일반적인 질병과 상해는 물론이고 실종, 제3자 손해배상 등 다양한 보장을 제공한다.
동물병원에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의료비용과 사망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반려동물을 위한 침술, 동종요업, 허브요법 등 대체의료에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침을 맞더라도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반려동물을 도난당하거나 실종되는 경우에도 보험금을 준다. 심지어 실종시 반려동물을 찾기 위한 광고물(전단지)을 배포하고 반려동물을 되찾아 주는 사람에 포상금을 줄 경우 광고비와 포상금도 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물건을 물어 뜯었을 경우도 가능하다.
그런가 하면 여행을 떠나는 경우 반려동물의 운송비를 지원하고, 여행시 펫시터에게 맡길 경우 돌봄 비용을 지원한다. 물론 횟수 제한은 있을 듯하다. 또 반려동물의 질병과 상해로 여행이 취소되거나 돌아와야 할 경우도 손실을 보장한다. 여행지에서 반려동물이 죽었을 경우 운반비도 보상한다.
아직 보험의 첫걸음도 제대로 떼지 못한 우리로서는 그림의 떡이다. 물론 나라마다 보장 내용의 차이는 있다.
영국의 경우 마이크로칩 의무화가 거론될 만큼 관리가 철저한 까닭에 손해율 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2000년대 들어 펫보험의 활성화된 가까운 일본은 도덕적 해이를 이유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김세중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향후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반려동물보험 시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특히 "단순히 질병과 상해 보상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보장을 제공하는 등 신상품 개발 노력도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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