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물고 앞장서는 순둥이인데...애물단지가 된 몸값 600만원 댕댕이
2022.06.02 11:23:42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한 때 서울 강남 펫샵의 마스코트로 살다가 애물단지가 되어 버려진 댕댕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방배동의 한 동물병원.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 다소 험상궂은 얼굴을 가진 아메리칸 불리 종 댕댕이. 강한 인상과 달리 순둥이인 데다 산책을 가자고 하면 스스로 목줄을 물고 앞장을 서는 활달한 녀석이다.
이 녀석은 지난 4월 경기도의 한 농장에서 구조됐다. 동물단체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이하 동행)의 한 회원이 이 녀석의 사연을 듣고 그대로 두면 어떻게 되겠지 싶어 단체와 함께 구조했다.
목에는 영화 속에서나 봄직한 징박힌 목줄을 차고, 좁다란 울타리 안 낡고 지저분한 개집에 살았던 이 녀석. 처음 봤을 땐 무척이나 위축된 모습에 밥도 물도 제대로 먹지 않았다. 배변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도통 이런 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품종견. 한 때는 서울 강남의 펫샵에서 마스코트로 살았다고 했다. 펫샵 주인은 다른 펫샵에서 분양받을 때 대략 600만원을 치렀다고 했다.
손, 앉아, 기다려 등 기본 명령은 물론이고 산책 시 사람과 천천히 보조를 맞출 줄도 안다. 또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목적이야 어쨌든 어릴 적부터 제대로 훈련을 받은 녀석이었다.
주인이 펫샵을 닫으면서 운명이 확 바뀌었다. 주인은 폐업하면서 친구에게 이 녀석을 넘겼다. 하지만 친구도 키울 마음이 없어 또다른 지인에게 이 녀석을 넘겼다. 그러면서 농장으로 오게 됐다.
한 눈에 봐도 위축돼 있는 녀석을 본 동행 회원이 지저분한 공간을 정리하고 깨끗한 물과 사료를 챙겨줬다. 그러다 농장 주인이 며칠새 어디론가 치워버린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새가족을 찾고 입양되는 것이 아닌 한 좋은 곳은 아닐 것이 뻔했다.
동행 관계자는 "농장주는 험상궃게 생겨서 사람들이 싫어한다면서 치워버릴 것이라고 했다"며 "순둥하고 사람을 잘따르는 이 녀석이 이대로 험한 곳에 팔려갈까 두려워 구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4월 말 농장에서 나와 동행의 방배동 소재 동물병원으로 거처를 옮긴 이 녀석. 아블리라는 새 이름을 지어줬다. 사람들의 사랑을 다시 받게 되면서 쾌활했던 성격도 되찾았다.
동행 관계자는 "병원을 방문하는 강아지들과 스스럼없이 놀아줄 정도로 다른 강아지들과도 사이좋게 잘 지낸다"며 "아블리는 다견 가족도 입양이 수월하며 전 연령대의 사람을 좋아해 가족이 많은 집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아블리는 체중 25kg에 수컷 아메리칸 불리로 5살 가량으로 추정된다. 중성화가 완료됐고, 각종 기본 접종을 마쳤다. 상냥하고 애교도 만점이다. 단지 평생 가족이 없을 뿐이다.
임시보호 및 입양 문의 :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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