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고양이 구하는데 풀숲서 12마리 갑툭튀..졸지에 13마리 냥줍한 남성

2022.06.10 15:03:08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로버트 브랜틀리가 시골길에서 새끼고양이 1마리(빨간 원)를 보고 차를 세웠다. 그러자 풀숲에서 12마리가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출처: 로버트 브랜틀리의 페이스북]

 

[노트펫] 미국에서 한 남성이 새끼고양이 1마리를 구조하려다가, 졸지에 13마리를 구조한 사연이 화제다. 새끼고양이 12마리가 풀숲에 숨었다가 우르르 쏟아져 나와서 남성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에 따르면, 로버트 브랜틀리(37)는 지난 7일 루이지애나 주(州) 시골길에서 시속 40마일(약 64㎞)로 차를 몰다가 길가에서 새끼고양이 1마리를 우연히 봤다.

 

그는 새끼고양이가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마침 그의 아내가 농장에서 고양이를 한 마리 키우고 싶어 한단 생각이 떠올랐다.

 

   그가 새끼고양이 1마리를 들어올리자, 숨어있던 나머지 12마리가 길 위로 달려나와서 그의 발치에 모여들었다.

 

그는 차를 돌려서 한쪽에 세운 후, 자신에게 다가온 회색 얼룩고양이 1마리를 안았다. 그 순간 풀숲에서 새끼고양이 3마리가 튀어나와, 그에게 달려왔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풀숲에 숨어 있다가 그를 향해 달려 나온 새끼고양이들은 무려 12마리나 됐다!

 

당황한 그는 “오 안 돼! 세상에! 나는 너희들을 다 데려갈 수 없어. 세상에, 더 있어. 세상에. 고양이 난리네. 누가 이 고양이들을 다 맡지? 내가 해야지.”라고 혼잣말을 했다. 모두 13마리가 순식간에 그를 포위한다. 새끼고양이들은 선한 사람을 알아본 듯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로버트 브랜틀리는 졸지에 새끼고양이 13마리를 돌보게 됐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새끼고양이 스카우트를 목욕시키는 영상(오른쪽)도 공개했다. 옆에서 반려견이 낯설게 그를 지켜보고 있다.

 

브랜틀리는 NPR과 인터뷰에서 “나는 새끼고양이들을 돌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 아찔했다.”고 당시 심경을 밝혔다. 그는 누군가 새끼고양이들을 감당하지 못해서 길가에 버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다.

 

그는 “차문을 열고 새끼고양이들을 태웠을 때, 고양이들이 뛰어내렸다. 1마리를 태우면, 3마리가 도망갔다. 다만 새끼고양이들은 내 발목 주위에 머물렀다. 결국 고양이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차문을 닫고, 열린 창문으로 새끼고양이들을 옮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브랜틀리가 구조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 8일 게시한 영상은 10일 현재 675만회 이상 조회됐다. 누리꾼들은 고양이 1마리를 구하려다가 졸지에 13마리를 구조한 브랜틀리를 칭찬했다. 한 네티즌은 “새끼고양이들이 가장 귀여운 녀석을 먼저 내보내서 그가 차를 세우게 한 후 그가 꾐에 넘어가자 모두 한 번에 쏟아져 나왔다.”고 농담했다.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고양이들을 입양하고 싶다는 신청이 쇄도했다. 고양이들을 키울 돈을 기부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는 아픈 고양이들을 빼고, 건강한 고양이 위주로 입양할 주인을 정했다. 새끼고양이들이 충분히 자라면, 새 주인에게 입양 보낼 예정이다.

 

그는 “솔직히 말하자면, 매우 감동적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연락해왔고, 좋은 일을 하길 원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지, 세상에서 나쁜 일을 얼마나 많이 봤든지 무관하게 여전히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내 얘기가 아니라)이 많고, 인정받고자 좋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