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가족 찾기를...' 진심에 진심을 담은 동물보호소 담당자

2022.06.15 16:34:11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포항시 동물보호센터 영일플러스의 유실유기동물 공고.

 

[노트펫] 가족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 담긴 유실유기동물 공고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포항시 위탁 동물보호소인 영일동물플러스에 8살된 반려견 한 쌍이 입소했다.

 

황색과 흰색털이 섞인 반려견 두 마리. 포항시 관내에서 한 주민이 키우던 녀석들로 주인이 중증으로 기약없는 입원 생활을 하게 되면서 보호소로 오게 됐다.

 

공고 내용에서 보호소 내 공고 담당자의 진심이 느껴지고 있다.

 

강아지들의 특징 기재란에는 "견주 중증으로 기약없는 입원, 내장칩+인식표 있음, 상태 깨끗, 나이와 다르게 동안!(관리잘해주신듯) 완전온순"이라고 매우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

 

주인이 이 녀석들을 얼마나 아꼈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간단한 발견 장소와 성격 서술이 대부분인 유실유기동물 공고와 대비를 이룬다. 

 

 

공고 사진에는 꼭 새가족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깔끔한 모습이 담긴 사진은 물론이고 사연도 있다. 

 

벼리라는 이름을 가진 수컷 강아지 사진에는 "저희는 갑작스럽게 가족을 잃었어요..나이도 8살인데...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요?"라고 자막을 넣었다.

 

 

토리라는 이름의 암컷 강아지 사진에는 "저는 벼리보다 숫기도 없고 소심해요..적극적이진 않지만 예쁘다고 머리쓰다듬어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관심을 호소하는 자막을 넣었다.

 

사실 이곳의 유실유기동물공고는 이전부터 입소한 강아지와 고양이들을 자세히 알리고 관심을 갖게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미 여러 차례 온라인 커뮤니티에 '진심을 담은 공고 사진들'로 공유됐을 정도다. 

 

포항시 동물보호센터 영일플러스의 유실유기동물 공고.

 

이번처럼 보호 동물들의 사연을 비교적 상세히 기술하는 것은 기본이고 공고마다 정성을 가득 담아서다.

 

입양이 필요해보이는 어린 강아지나 고양이들은 하나같이 깔끔한 외모에 꽃단장을 한 사진들이 공고에 올라오고 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그 자체로도 사랑스러운 작은 덩치에 스카프를 매거나 리본을 하고, 혹은 인형들을 곁에 두고 찍은 사진 등등. 보호 절차를 밟고 난 뒤 별도의 노력과 시간을 들여 전문사진관에서 찍었음직한 모습들이다.

 

지난해 10월 할로윈 당시의 강아지 입양 공고들.

 

지난해 10월말 할로윈 무렵에는 할로윈을 연상케하는 소품 배치와 함께 어린 강아지들의 프로필 사진을 게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누더기 상태로 입소한 말티즈. 미용 전후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오는 18일까지 공고기한이다.

 

털이 자랄대로 자라고 관리도 받지 못해 누더기 상태의 강아지들 역시 미용을 마치고, 깔끔한 모습으로 주인이나 새가족을 기다린다. 곁에는 혹시 주인이 알아볼 수 있도록 미용 전 사진도 함께 게시되어 있다. 

 

밝은 내용만 담는 것도 아니다. 지난 2일 올라와 여전히 보호중에 있는 닥스훈트. '한없이 착하고 사랑 넘치는 타입'이라고 성격이 기재돼 있다.

 

닥스훈트 공고. 보호소 담당자로서 힘빠지는 심경도 엿보인다.

 

그런데 스카프를 매고 찍은 사진 옆에는 예전에 한 차례 동물보호소에 들어왔던 녀석이라며 얼마 안돼 새가족을 만났지만 새가족이 입양을 포기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사진은 이와 함께 "가족에게 연락하니 저를 찾으러 오지 않을 꺼래요. 저는 다시 버려진 건가요? 우린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는건가요?"라며 분노와 함께 안타까운 마음을 함께 담았다.

 

입양률을 높이기 위해서 고민한 끝에 프로필 사진을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게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입소했을 때 모습 그대로 올리는 것 역시 의미가 있지만 깔끔한 모습이 입양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관심을 갖게해주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영일동물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2019년 위탁 보호소가 된 이후부터 깔끔하고 깨끗한 모습의 사진들로 공고를 게시하고 있다"며 "실제 어린 개체들은 입양률이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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