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못생겼대요"..강아지 주인 주먹 불끈 쥐게 만드는 말들
2022.06.28 14:36:43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함부로 남의 자식 만지거나 못 생겼다하지 않잖아요. 그런 것처럼 강아지를 다들 자식같이 키운다고 생각하면 함부로 남의 자식한테 ‘물게 생겼네’ 이런 말은 안 하지 않을까요?” (25~34세, 중형견 견주)
반려견 주인 3명 중 1명 꼴로 바깥 출입을 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들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적의를 대놓고 드러내는 행동도 행동이지만 의도치 않고,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무심코 건넨 말이나 행동이 반려견 주인에게는 비수로 꽂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예절을 알 수 있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8일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2022 반려동물 동반여행 실태조사'에서다. 실태조사는 지난 4월부터 두 달 간 온라인으로 반려견을 6개월 이상 키우고 있는 반려인 2006명과 최근 3년간 양육 경험이 없는 비반려인 500명이 참여했다.
33.7%인 677명이 평소 반려견과 함께 다니다 반려견 때문에 비반려인과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은 경우가 불쾌한 언행 등 반려견에 대한 적대적 행동이었다. 남성보다는 여성 주인이, 나이가 어릴 수록, 또 소형견 주인일 수록 이같은 일을 많이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신의 반려견에게 관심이 적을 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법상 맹견이 아닌 반려견인데도 "물어요?", "입마개하고 다니세요"등의 말을 들었을 경우다. 반려견 커뮤니티에서는 조금만 덩치가 커도 입마개를 하라는 이들 때문에 속상한다는 이들이 많은데 이같은 현실을 반영했다. 사고가 났을 경우 왜 입마개를 하지 않았느냐는 성토부터 튀어나온다.
그런가 하면 못 생겼다는 둥, 눈물자국을 보고선 눈이 왜 그러냐는 둥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내뱉는 말들도 속을 부글부글 끓게 하는 언행으로 꼽혔다.
심층조사에 참여한 35~44세 소형견 견주는 "저희 강아지가 하얀색 푸들인데 눈물자국이 심해요. 그걸 모르는 사람들은 눈이 왜 그래요? 물어 보더라고요"라며 "저는 관리를 잘 한다고 하는데, 계속 들으니까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로 말했다.
또다른 35~45세 소형견 견주는 "계곡에서 물에 빠지는 곳에서 자기 애들 빠져 노는데 강아지 더럽다고 저 밑에 가서 놀라고 하는 거예요. 자연은 다 모두에게 공용이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허락 없이 함부로 만지기 등 비반려인의 인식 부족이 두번째 갈등 경험으로 꼽혔다. 이 경우엔 남성과 여성 견주간, 연령대별, 반려견 덩치별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반려견에게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 이런 일을 당할 가능성이 낮았다.
반려인들은 비반려인들이 반려견이 짖지 않으면 만져도 된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고, 반려견을 함부로 만져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표시했다.
25~35세 중형견 견주는 "지나갈 때 강아지가 안 짖으면 만져도 괜찮겠구나 생각하는 것 같아요"라며 "그런데 저희 강아지는 만지려고 하면 뒤로 피하면서 짖거든요"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자칫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생기는 만큼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는 설명이다.
어린 아이가 반려견을 놀라게 하거나 흥분하게 하는 행동 역시 이 유형에 포함됐다. 사실 견주들에게 가장 무서운 경우는 어린 아이가 막무가내로 다가오는 경우일 수도 있다. 사고라도 날라치면 손쓸 틈도 없을 뿐더러 사고의 책임은 온전히 견주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25~34세 소형견 견주는 "강아지가 있다고 갑자기 뛰어오거나 ‘워!’ 소리를 내면서 놀래키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면 강아지들이 흥분할 수 있는 만큼 어린 아이가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빤히 쳐다보는 경우도 있었다. 반려견의 눈을 빤히 쳐다 보는 행동은 공격의 신호로 오해할 수 있어 위험할 수 있다. 그런데도 어린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들도 반려견의 기를 꺾어 보겠다고 혹은 애정의 표시로 눈을 맞춰보겠다고 나선다.
25~34세 대형견 견주는 "이 부분은 비반려인 뿐만 아니라, 반려인도 지켜주셨으면 한다"며 "남의 강아지 눈을 빤히 쳐다보는 건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응답했다.
배변과 냄새 등 위생 문제가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갈등의 세번째 유형으로 뽑혔고, 반려동물로 인한 소음, 개물림사고 등 안전사고가 네번째와 다섯번째 갈등 경험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반려견 관련 단골 메뉴가 된 개물림사고 등 안전사고는 여성보다는 남성이, 나이가 어린 견주일 수록, 또 다견 보호자일 수록 갈등을 겪어본 경험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반려인이 계속 지켜보지 않는 경우 안전사고가 나고, 또 반려견들 간 또는 반려견과 사람간 소통 오류로 사고가 난다. 35~45세 소형견 견주는 "순한데 갑자기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애견 운동장 같은 공간에서도 견주가 100%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견주에 대한 기본적인 매너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우리개는 안 물어요'로 대표되는 안이한 인식을 가져선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심층조사에 참여한 견주들은 "반려견에 대한 이해 및 올바른 양육을 위해 입양 전 교육 과정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는 정책 운영이 필요하다"면서 이와 함께 "반려견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은 대부분 잘못된 인식이나 행동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비반려인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5~44세 소형견 견주는 "당연히 반려인들은 자기 강아지를 지키기 위해서 배워야 하지만 비반려인들도 본인을 지키기 위해 배워야 하는 것들이 있다"며 "나라에서 공익적인 홍보를 한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최근 1년 내 반려견 동반 당일여행을 경험한 응답자는 65.7%로, 연평균 경험 횟수는 2.1회였다. 숙박여행을 경험한 사람은 53%로 평균 1.2회 경험했다.
반려견 동반여행 시엔 “자연경관 감상(43.9%)”, “식도락 관광’(42.5%)”, “휴양/휴식(41.6%)” 등의 활동을 선호하며, 특히 반려견이 목줄을 풀고 뛰어놀 수 있는 자연․야외 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동 수단으로는 “자가용(79.3%)”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택시, 열차,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은 5% 내외에 그쳤다. 반려견을 태울 수 있는 ‘펫택시’ 이용에 관한 설문엔 59.8%가 이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실제 이용률은 1.9%에 불과했다. 높은 요금과 서울 외 지역의 펫택시 부족 등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숙박시설은 반려견을 위한 놀거리(반려견 운동장, 수영장 등)와 편의용품이 구비돼 있고, 독립공간이 제공된단 점에서 “펜션(46.4%)”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숙박시설을 정할 땐 “견종/반려견 수에 따른 입실 허용 기준(49.6%)”, 반려견 이용 가능한 주변 식당이나 카페 등 “식사환경(36.3%)”, “반려견을 위한 놀거리(35.6%)” 등을 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 동반여행 시 지출 비용은 당일여행객과 숙박여행객 각각 1인 평균 12만5709원, 28만9771원이었다. 당일여행 시엔 식·음료비가 31.9%로 지출의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며, 숙박여행 시엔 숙박비가 37.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조사대상 반려인 중 74.4%가 ‘향후 반려견 동반 국내여행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려견 동반여행 형태로는 대부분 “자유여행(82.7%)”을 선호했다. 패키지여행에 대한 의향은 낮았으나(17.3%), 반려동물 전용 여행상품일 경우 이용 의향도는 56.3%에 달했다.
전용 여행상품은 개별 자유여행이 어려운 장거리 여행지나 섬을 선호했으며, 정보탐색 노력 절감과 높은 이동 편의성을 때문에 이용 의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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