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잡는 사람 물가..사람 물가 웃돈 펫플레이션 공포

2022.07.21 13:47:35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미국이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고통 받으면서, 사람 물가의 파급효과가 반려동물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반려동물 물가가 사람 물가보다 더 높이 올라, 이른바 펫플레이션(petflation) 공포로 반려동물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주거비 부담 탓에 동물단체 뉴욕시 애니멀 케어센터에 반려견과 고양이를 포기한 사람이 지난해보다 25% 늘었다. 비영리 동물복지연구단체 쉘터 애니멀스 카운트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뉴욕시 동물보호소 1050곳에 포기한 반려동물 수는 1월 3만1606마리에서 6월 3만8066마리로 증가 추세다.

 

월세 인상이나 실직으로 주거비를 감당할 수 없는 뉴요커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면서, 반려동물을 받아주지 않는 집으로 이사한 탓이다. 아파트 검색엔진 렌트닷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침실 1개짜리 월세 평균이 1701달러(약 223만원)로, 전년 대비 25.3% 뛰었다. 침실 2개짜리 월세는 2048달러(269만원)로, 26.5% 치솟았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반려동물 포기 현상은 뉴욕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하이오 주(州) 북동부 도시 애크런, 플로리다 주 잭슨빌과 올랜도, 캘리포니아 주 스톡턴, 텍사스 주 휴스턴, 테네시 주 존슨시티, 뉴멕시코 주 파밍턴, 몬태나 주 상공업도시 미줄라 등에서 반려동물을 보호소에 맡기는 사람들의 증가율이 심상치 않다.

 

위스콘신 주에 사는 보호자는 살 집을 잃고, 6살 반려견 ‘베이비 걸’을 동물보호소에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보호소 7곳이 수용능력 포화로 베이비 걸을 받아주지 않아서, 8번째 쉼터에 간신히 맡길 수 있었다.

 

 

사람 물가 웃돈 펫플레이션 공포

 

이른바 펫플레이션(펫+인플레이션)은 사람 물가보다 더 심각하다. 미국 반려동물 사료 시장 인플레이션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인플레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펫푸드 인더스트리 닷컴과 펫 비즈니스 프로페서 닷컴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반려동물 사료 물가는 전년 대비 10.3% 상승해, 6월 CPI 9.1%를 웃돌았다. 5월 사료 물가는 9.1%로, 5월 CPI 8.6%보다 높다.

 

물론 사람 밥상 물가와 비교할 때 상승률은 낮다. 강아지와 고양이 밥은 6월에 전월 대비 1%밖에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전년 대비로 보면 12.2%,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를 비교하면 10.2% 뛰었다. 지난 2019년 6월 이후 19.7% 급등한 수준이다.

 

반려동물기업 뉴스매체 펫 에이지에 따르면, CPI를 토대로 볼 때 반려동물 총비용은 올해 초부터 지난 6월까지 7.1% 뛰었다. 보기 드물게 높았던 지난해 전체 펫플레이션 8.3%와 대비할 때, 올해 초부터 6월까지 CPI 순증가율은 7.1%를 기록했다.

 

미국 동물학대방지협회(ASPCA)는 미국 물가로 반려견 1마리를 키우는 데 연평균 1391달러(183만원), 고양이 1마리에 연간 1149달러(151만원)가 든다고 추산했다. 다만 여기에 애견미용실 비용, 치아 관리, 1회성 동물병원비(중성화, 마이크로칩, 예방접종), 훈련비, 반려동물용품(캐리어, 케이지, 목줄, 배변함, 스크래처, 빗)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뉴욕시 애니멀 케어센터의 케이티 핸슨 홍보담당자는 “보호자들이 실직하거나 생계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서 이사 간다. 사료 값부터 생필품까지 모두 올랐다. 많은 보호소들도 물가상승을 체감하고 있다. 정말 슬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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