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놀기 싫어서 실명한 척 연기한 치와와..수의사까지 속아

2022.08.17 15:40:11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치와와 반려견 벨라(오른쪽 사진)와 퍼그 강아지 바게트. [출처: 엘르 나일가]

 

[노트펫] 치와와 반려견이 원기 왕성한 강아지와 놀기 싫어서 눈이 먼 것처럼 연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치와와의 실명 연기에 보호자는 물론 수의사까지 깜빡 속았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동물전문매체 더 도도에 따르면, 엘르 나일가는 평소보다 더 많은 업무를 맡게 됐다. 그래서 치와와 반려견 ‘벨라’가 혼자 외로울까봐, 퍼그 반려견 ‘바게트’를 입양했다.

 

처음에 벨라는 바게트를 좋아했다. 둘은 빨리 친해졌고, 새 친구를 사귄 벨라는 신났다. 하지만 원기 왕성한 퍼그 강아지가 벨라를 지치게 만들었다. 퍼그는 그만 놀고 쉬고 싶은 벨라를 귀찮게 굴었다.

 

   동생 바게트를 보지 못하는 치와와 벨라(왼쪽). 벨라가 갑자기 앞을 못 보고 가구와 벽에 부딪치기 시작했다. 놀아달라고 조르던 바게트도 더 이상 벨라를 귀찮게 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보호자는 벨라가 평소와 다르게 행동한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소파에서 떨어지거나, 문이나 벽에 부딪쳤다. 벨라가 크게 다치진 않아서, 보호자는 잠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렸다.

 

그런데 공 던지기 놀이를 계기로 벨라의 눈에 이상이 있다고 심각하게 걱정하게 됐다. 보호자는 “어느 날 아침 장난감을 던졌는데, 벨라가 쫓아가지 않았다. 바게트가 먼저 잡아서 그런가 보다고 여겼다. 그래서 바게트를 가만히 있게 하고, 장난감을 던졌지만 벨라가 나를 보면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심지어 벨라는 장난감을 던진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지도 않았다. 내가 눈을 찌르는 시늉을 하자, 눈조차 깜빡이지 않았다. 그때가 내가 벨라의 눈에 확실히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고 정말 걱정하기 시작한 때다.”라고 밝혔다.

 

   수의사는 벨라가 급성 실명(노란 원)이라고 진단하고, 안과 전문의에게 빨리 데려가라고 권유했다. 벨라의 실명 연기에 수의사도 속아 넘어갔다.

 

그녀는 벨라를 데리고 바로 동물병원으로 직행했다. 수의사는 벨라를 검사한 끝에, 급성 실명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가능한 빨리 안과 전문의를 찾아가 보라고 권했다.

 

그래서 보호자는 벨라를 바로 안과 전문의에게 데려갔고, 미로 검사 끝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벨라가 장애물에 부딪치지 않고 미로를 빠져나왔기 때문에 안과 전문의는 벨라가 전혀 실명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보호자는 “의사가 벨라의 눈은 완벽하게 괜찮다고 말하곤, 행동 문제인 것 같다며, 집이나 생활방식에 변화가 있는지 물었다. 내가 강아지 한 마리를 들였다고 말했더니, 바게트가 이 문제를 야기한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명 연기를 그만둔 치와와 벨라. 벨라가 바게트에게 적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벨라와 바게트를 분리하고 벨라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도록 배려했다.

 

결국 안과 전문의는 문제의 원인을 밝혀냈다. “벨라가 바게트를 피하고 싶고, 무시하고 싶어 한다.”는 게 실명한 척 연기한 동기였다. 놀라운 사실은 벨라가 연기로 수의사를 속였다는 점이다.

 

보호자는 그날부터 벨라에게 독립된 공간과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리고 퍼그 강아지 바게트도 언니 벨라를 성숙하게 대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 결과 벨라는 동생을 좀 더 편안하게 받아줄 수 있게 됐다. 물론 둘이 서로에게 완벽하게 맞진 않지만, 실명 연기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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