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꽂힌 고양이 돌아다닌다는 제보에 출동했더니...

2022.09.13 10:08:33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화살을 허리에 꽂고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있다는 제보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해프닝이 제주에서 있었습니다.

 

지난달 제주에서는 몸에 양궁용 화살이 꽂힌 돌아다니는 개가 발견돼 충격을 줬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동물단체에 들어온 제보였기에 허투루 넘길 수 만은 없었는데요. 다행히 고양이는 화살이 아니라 막대 사탕이 몸에 붙은 것이었습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개에게 화살을 쏜 범인이 하루 빨리 붙잡히기를 바랍니다.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8일 고양이가 화살을 허리에 꽂고 나타났다는 제보를 받은 제주동물친구들 활동가들은 늦은 밤 급히 서귀포로 내달렸습니다.

 

 

 

허리에 무언가 박혀있는 막대같은 것이 10센티미터 정도 나와있는 고양이가 발견됐다는 제보였습니다. 활동가들은 주변 고양이들도 이번 기회에 중성화수술을 할 요량으로 넉넉히 준비해간 틀을 설치하면서 내내 끔찍한 상상 만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밤 10시가 넘어서 포획틀 설치가 끝이 났고, 기다림의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제보 속 고양이가 모습을 드러냈고, 활동가들의 눈에도 막대가 튀어 나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포획틀에 들어가도록 활동가들이 자리를 뜨고, 다음날인 9일 새벽 포획틀에 들어간 것이 확인됐습니다.

 

 

 

활동가들은 바짝 긴장했다가 고양이를 살펴본 뒤 안도의 실소를 터뜨렸습니다. 허리에 화살이 아니라 누군가 먹다버린 막대사탕을 붙여서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4분의 1쯤 먹다 버린 막내사탕. 하지만 흰색의 막대는 얼핏 화살대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제주동물친구들 관계자는 "이른 새벽 큰 웃음과 안도와 기쁨을 동시에 선사한 고마운 녀석이었다"며 "아이고야, 다행이다를 연발 외치며 웃음 가득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웃었습니다.

 

막대 사탕 소동 덕분에 이 녀석을 포함해 세 마리의 고양이들이 중성화수술을 받게된 것은 덤이었습니다.

 

관계자는 "최근 잇달아 제주에서 동물학대 사건이 발생했고, 특히 얼마 전 화살에 맞은 채 돌아다니다 구조된 개의 사례가 있어 한껏 예민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동물학대에 대한 예민함과 긴장감의 끈을 놓아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지난달 26일 아침 제주시 한경면 한 도로변에서 화살이 꽂힌 상태로 돌아다니던 개를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CCTV 분석 결과 이 개는 구조될 때까지 최소 6시간 동안 화살이 몸에 꽂힌 채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행히 이 개는 현재 건강을 회복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데에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화살을 쏜 용의자는 여전히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전단과 현수막을 통해 시민 제보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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