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도 관절질환에 걸려요

 

"선생님 둥이가 걷는게 이상해요. 다리가 아픈 것 같아요."

둥이는 7개월 된 수컷 푸들로 평소에 엄살을 많이 부리는 편이어서 큰 이상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진료대에 올렸는데 오른쪽 뒷발을 땅에 살짝만 딛고 서는 것이었다. 혹시 높은 곳에서 떨어졌거나 크게 미끄러졌는지 보호자에게 물었지만 특별한 일은 없었다고 한다.

뒷다리를 잘 쓰지 못하는 경우 발바닥쪽 통증, 무릎쪽의 슬개골 탈구, 엉덩이 관절쪽의 고관절 이형성, 탈구, 골절, 염좌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신체 검사나 문진 등을 통해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경우 방사선 촬영을 통해서 고관절쪽 이상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둥이 역시 다리의 정확한 상태를 보기 위해 방사선 촬영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리에 손만 닿아도 소리를 지르며 아파해 방사선 촬영도 힘들게 진행됐다. 검사 결과 오른쪽 대퇴골 머리 부분의 모양이 변해 있었고 근육의 두께도 왼쪽에 비해 부족한 편이었다. 상태를 종합해본 결과 LCPD(Legg-Calve Perthes Disease: 대퇴골두 허혈성 괴사증)라는 질환으로 나타났다.

LCPD는 대퇴골 머리 부분의 무균성, 무혈성 괴사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1년령 이하의 소형견에서 나타나는 고관절 질환이다. 대퇴골 머리 부분의 혈류량 감소가 원인이지만 정확한 발병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특정 품종에서 유전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외상에 의해서도 발병할 수 있다. 푸들, 요크셔테리어, 화이트테리어와 같은 품종에서 많이 나타나며 근육 위축, 다리 절음, 둔부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품종, 나이, 증상, 방사선 사진 등을 종합해서 진단할 수 있는데, 간혹 질환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방사선 상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LCPD에서 뒷다리를 저는 증상은 슬개골 탈구와 비슷하지만 지속적인 파행과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괴사가 진행된 고관절 부위는 정상적으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통증과 염증의 원인이 되는 대퇴골두를 제거하는 대퇴골두절제술(FHNO)이 가장 일반적으로 행해진다.

아직 어린 강아지에게 뼈를 제거하는 수술을 시킨다는 것이 보호자들에게는 어려운 결정이다. 하지만 실제로 10키로 미만의 소형견들은 대퇴골두를 제거하더라도 걷는데는 지장다.

 

또 주변의 섬유조직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해 인공관절과 같은 역할을 해준다. 오히려 통증의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다리를 쓸 수 있고 근육 위축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여겨진다.

흔히 관절 질환은 노령견에서 흔히 나타나지만 LCPD는 어린 강아지들에게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특히 어린 푸들을 키우는 경우 좀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겠다.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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