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버리고 이사 간 가족..빈집서 2주째 홀로 기다린 반려견
2022.09.26 14:57:50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이사 가면서, 비정한 가족이 빈집에 반려견을 버리고 떠났다. 하지만 2주 가까이 빈집에 홀로 남은 반려견은 구조된 순간에도 그 집을 떠나길 주저했다. 가족이 돌아올까 봐 기다리는 마음에서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동물전문매체 더 도도에 따르면, 2살 복서 믹스견 ‘프레온’은 2주 넘게 집에 홀로 지냈다. 프레온의 가족이 이사 가면서, 반려견을 집에 남겨두고 가버렸기 때문이다.
프레온이 사는 집 주인이 세인트루이스 유기동물 구조단체에 연락해서, 임대주택 중 한 곳에 개가 버려져있다고 신고했다. 그 집을 임대한 가족이 이사를 가는데, 이사 갈 집에서 개를 키울 수 없어서 반려견을 몰래 버리고 간 것이다. 집주인은 무려 1주 넘게 지난 시점에 프레온이 버려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신고를 받은 구조 책임자 도나 로크맨은 당장 그 집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계단실에 홀로 갇힌 프레온을 보고 경악했다. 방도 아니고, 빛이 들지 않는 계단실에 반려견을 가둔 것이다. 게다가 사료 1포대만 남겨뒀을 뿐, 물도 없었다. 사료도 누가 가져다준 것인지 몰랐다.
로크맨은 “내가 문을 잡아당겼을 때, 그 녀석이 층계참 하나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나를 따라오길 조금 망설였지만, 비엔나소시지로 구슬린 후에야 계단을 올라와서 대문 밖으로 나갔다.”고 구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비엔나소시지로 개를 달래서 몸줄을 채웠다. 프레온은 순하게 몸줄을 찬 후 거의 2주 만에 처음으로 집 밖으로 나가 햇빛을 봤다. 그녀가 프레온을 차로 이끌었지만, 프레온은 잔디밭에 앉아서 떠나길 거부했다. 자신을 버리고 간 가족을 기다리고 싶었던 것이다.
구조단체가 지난 7월 중순 공개한 프레온 구조 영상은 72만회 넘게 조회됐다. 한 네티즌은 “이 다정한 강아지가 진정한 가족을 만날 자격이 있다!”고 분노했다. 다른 누리꾼은 “개가 밖으로 나와서 거리를 내려다보고, 다시 집을 돌아보는 눈빛이 너무 슬프고 혼란스러워서, 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마치 가족을 찾다가 가족이 자신을 거기 남겨두고 가버린 것을 깨달은 것 같았다. 인간이 너무 비열하다. 개가 영원한 가족을 찾길 바란다.”고 슬퍼했다.
그녀는 한참 기다려준 후 개를 달래서 차에 태웠다. 그리고 차에서 개의 이름을 생각해냈다. 그녀는 “프레온이 앞좌석 사이에 서서 얼굴을 에어컨 통풍구 앞으로 내밀었다. 얼굴에 에어컨의 찬바람 쐬는 것을 좋아해서 이름을 프레온이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프레온을 곧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물부터 먹이고 예방주사도 맞췄다. 프레온이 얼마나 순한지, 주사를 맞고도 짖지 않았다. 동물병원 사람들이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바로 마음을 풀었다. 동물단체는 프레온이 “병원에서 만난 모두에게 뽀뽀했고, 심지어 주사를 맞을 때도 뽀뽀를 했다.”고 칭찬했다.
다행히 프레온은 곧 건강을 회복하고, 검은 개를 키우는 새 주인을 만났다. 세인트루이스 유기동물 구조단체는 “새 가족이 프레온을 영원히 사랑하고 소중히 돌볼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지 마라.”며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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