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수염이 타서 꼬부랑됐는데...
2022.10.26 08:34:21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노트펫] 수염을 그슬린 고양이의 모습에 집사들의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집사에게는 심각한 일인데 한편으로는 사랑스런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오는 모양새다.
최근 페이스북 고양이 커뮤니티에 "고양이 수염이 타서 꼬부랑됐는데 잘라도 되나요??"라는 질문과 함께 사진 한 장이 게시됐다.
인상이 강한(?) 엑죠틱 고양이 탄이의 사진인데 그만 양쪽 수염이 말려 있다. 말린 수염 끝은 까매서 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양이 보호자가 라면을 끓이고 있는 사이 천방지축인 이 녀석이 뛰어 오르더니 가스불에 다가갔더랜다.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가다가 결국 이렇게 수염이 그슬리게 됐단다.
이 사진은 고양이 집사들에게 예전의 심각했던 그러나 웃음을 안겨줬던 추억을 소환해줬다. 알고보니 의외로 이렇게 수염이 그슬린 고양이가 많았던 것이다.
"큰일난 줄 알고 놀랬는데 다 한번씩은 그런듯요 ㅎ"라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다. 특히 난방기기를 쓰는 겨울에 이렇게 꼬불꼬불한 수염을 갖게 되는 고양이들이 많다는게 동물병원들의 이야기다.
대처법은 한결 같았다. 그냥 놔두라는 것이다.
수염처럼 보이는 이 털은 촉각털이다. 더듬이를 연상하면 쉬운데 직접 보거나 만지지 않아도 사물의 크기와 위치, 모양 등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안테나라고 보면 된다.
고양이에게 있어 촉각털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바로 코앞에 있는 작은 물체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촉각털에 의존해야 한다. 간혹 시력을 잃거나 저하된 고양이들 중 촉각털이 늘 앞쪽으로 향해 있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근접한 장애물을 탐지하는 역할을 해서다.
이런 촉각털이 훼손된다면 고양이는 눈앞의 물체를 잘 파악할 수 없게 되고 덩달아 행동이 둔해질 수 밖에 없다. 생활하는데 불편을 겪게 되는 것이다. 실제 똑같은 경험을 한 이들도 자신들의 고양이가 게걸음을 걸었다고 털어놨다. 균형감각이 둔해져서다.
다행히 촉각털도 자라고 빠지기를 반복한다. 이에 그슬리는 바람에 당분간 좀 불편해 보여도 새로운 촉각털이 올라오면서 정상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오히려 그슬린 부분이 눈에 거슬린다고 정리해주는것이 고양이를 더 불편하게 할 수 있다.
"겨울이 되면 이런 고양이가 많아져요. 전열기구 앞에 앉아있다가요. 굳이 정리안해주셔도 됩니다. 촉각털이 기능이 있어서 짧아지면 오히려 고양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수의사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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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는 노트펫에 "생각보다 탄이처럼 수염을 그슬린 아이가 많아서 놀랐다"고 웃으면서 "집사들의 조언대로 탄이의 수염을 그대로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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