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미터 댐에서 뛰어내린 반려견..주인한테 빨리 가려다 무지개다리 건널 뻔

2023.01.02 15:58:00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15미터 넘는 댐에서 뛰어내렸다가 구사일생 한 반려견 오번.
[출처: 마크 하딩의 페이스북]

 

[노트펫] 영국에서 주인을 놓친 반려견이 주인한테 빨리 가려고 15m 높이의 댐에서 뛰어내렸다가 무지개다리를 건널 뻔했다. 다행히 다리만 다치고 살아남았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와 플리머스 헤럴드에 따르면, 태어난 지 20개월 된 래브라도 리트리버 반려견 ‘오번’은 지난달 26일 잉글랜드 고원지역 다트무어에서 버라터 저수지 댐 주변을 산책하다가 길을 잃었다.

 

주인 마크 하딩은 오번을 데리고 댐을 건너가서 숲으로 들어갔다가, 오후 1시경 오번을 잃어버렸다. 하딩은 “오번이 평소에 하던 짓을 했다. 우리보다 앞서서 달려가더니 우리를 놓쳤다. 오번은 겁에 질려서 돌아가는 길을 찾으려고 애썼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주인은 “오번은 왔던 길을 돌아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댐 난간에서 뛰어내리는 것이라고 마음먹은 것 같다. 그리고 땅에서 50피트(약 15.2m) 높이의 댐에서 뛰어내렸다. 그 추락은 대단히 끔찍했다.”고 말했다.

 

   다트무어 수색구조팀이 오번을 들것에 실어서 들고 내려왔다. [출처: 다트무어 수색구조팀의 페이스북]

 

오번이 댐에서 뛰어내린 줄도 모르고, 가족은 6시간가량 반려견의 이름을 외치며 숲을 헤맸다. 한 여성이 오번이 댐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봤다고 전하자, 주인은 오번이 죽었다는 생각이 덜컥 들었다. 행인이 두려움에 질린 주인을 대신해서 소방서에 신고했다.

 

그 사이에 검은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다리가 부러진 채 숲에 쓰러져 있었다. 누군가 오번을 발견했지만, 겁먹은 오번은 부러진 다리로 도망쳤다. 해가 지면서 검은 개 오번을 찾을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졌다.

 

다행히 다트무어 수색구조팀이 4시간 수색 끝에 오번을 찾아냈다. 캐서린 존스 수의사가 다친 개가 도망치지 못하게 둘러싸서 다가가라고 조언한 덕분에, 오번을 붙잡았고 들것에 실어서 병원에 데려갈 수 있었다.

 

텐트 안에서 구조를 기다린 오번.

 

주인은 “오번이 나에게 오더니 내 위로 쓰러졌다. 구조대가 (추위에 떠는) 오번을 위해서 텐트를 쳐줬다.”고 구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오번의 X선 사진. 오번의 대퇴골이 부러져서, 판을 대는 수술을 받았다.

 

오번의 대퇴골이 부러지고 앞다리를 다쳤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위중한 부상을 입진 않았다. 수의사는 “오번이 떨어진 높이에 비춰 보건대, 횡격막 파열 같은 심각한 부상을 입지 않았다는 게 놀랍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구조 이틀 뒤에 오번은 수술을 받았고, 완전히 회복하는 데 1년이 꼬박 걸릴 예정이다. 주인은 “캐서린 존스 수의사와 크리스 존스 수의사가 오번의 뒷다리 뼈에 판을 대는 수술을 했다. 큰 부상을 입었지만 아직 어리고 강하기 때문에 빨리 회복할 거라고 기대한다.”며 오번을 대신해서 구조대와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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