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쪽지 품은 개..주인까지 구한 동물단체

2023.01.27 13:38:12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미국 거리에서 구조된 유기견 릴로(오른쪽 사진)의 목줄에 쪽지가 있었다.
[출처: 맥캐미동물센터 페이스북]

 

[노트펫] 미국에서 유기견이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쪽지를 품고 있었다. 유기견을 맡은 동물단체가 견주를 돕겠다고 손을 내밀면서, 유기견과 가족을 모두 구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誌)에 따르면, 최근 한 주민이 테네시 주(州) 채터누가 시(市)에서 거리를 떠돌던 개 ‘릴로’를 구조해 맥캐미 동물센터(MAC)에 맡겼다.

 

   릴로 엄마가 남긴 쪽지. 꼬깃꼬깃한 쪽지에 눈물로 번진 듯한 글씨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동물센터는 목줄을 찬 릴로를 보자마자 유기견이라고 바로 눈치 챘다. 그런데 릴로는 목줄에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쪽지를 품고 있었다. 그 쪽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내 이름은 릴로에요. 제발 내 이름을 지켜주세요. 사랑해주세요. 엄마는 두 아이와 같이 노숙자 신세가 돼서 나를 돌볼 수 없어요. 엄마는 최선을 다했지만, 도움 받을 수 없고, 엄마가 감당하기에 나한테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엄마는 정말 나를 사랑하고, 나는 훌륭한 반려견이에요. 나는 사랑받는 것을 좋아해요. 제발 나를 학대하지 말아주세요.”

 

가족과 떨어져 슬픈 릴로.

 

동물센터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쪽지 사진과 함께 “릴로의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를 게시했다.

 

“릴로를 남겨두고 떠나는 결정을 내려야만 했던 데 대해 유감이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잘 안다. 돌볼 수 없어서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도 안다. 릴로가 안전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우리는 릴로의 이름을 바꾸지 않고, 릴로에게 멋진 가정을 찾아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 다만 이 편지를 읽는다면, 릴로를 되찾기 위해 앞으로 나서길 희망한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릴로를 키우는 데 필요한 것이면 무엇이든지 돕겠다. 릴로가 엄마를 정말 그리워한다. 어느 쪽이든 우리가 이해하고, 당신을 비판하지 않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돕기 위해 기다리겠다는 것을 제발 알아 달라.”

 

 

사연이 알려지자, 각지에서 릴로와 가족을 돕겠다고 나섰다. 반려견을 포기해야만 했던 견주를 안타까워하면서, 릴로의 사료값을 몇 달간 대겠다는 사람부터 릴로를 임시보호 하겠다는 사람까지 많은 이들이 자원했다. 기부를 할 수 있게 모금 페이지를 열어달라는 요청도 많았다.

 

엄마를 찾고 기뻐한 릴로. 이제 엄마와 헤어지는 일은 없다.

 

그리고 하루 만에 릴로의 엄마가 맥캐미 동물센터에 릴로를 찾으러 왔다. 동물센터는 비영리단체와 함께 릴로 주인의 자립을 돕기 위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 기쁜 소식에 가족을 돕고 싶다는 댓글이 쇄도했다.

 

릴로의 재회를 계기로 동물센터는 유기견 기금을 만들어서, 돈 때문에 반려동물을 포기하는 주인을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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