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12년 동안 옥상에 방치되어 살아가던 강아지가 구조된 사연이 사람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지난 27일 '학대견을 돕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학사모)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12년 만에 옥상에서 구조된 강아지 '깜순이'의 소식을 전했다.

 

 

때는 영하 18도의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겨울날, 학사모는 건물 옥상에 강아지가 방치되어 있다는 제보를 받아 현장에 도착했다.

 

학사모가 공개한 영상 속 깜순이는 추위를 피할 곳 하나 없이 옥상에서 홀로 배회하는 모습이다. 견주를 설득한 끝에 학사모는 깜순이를 구조할 수 있게 됐다.

 

12년이라는 세월 동안 옥상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깜순이는 사람을 극도로 경계했다. 구조 과정에서도 사람을 피해 난간 위로 올라가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곧바로 병원으로 데려간 깜순이의 상태는 너무나도 안 좋은 상황이었다. 염증 수치가 180 이상으로 높아져 당장 자궁 수술이 필요했다.

 

심장사상충도 양성으로 나와 수술 시 마취 쇼크가 걱정되는 상황이었지만 바로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심각한 상태였다고. 다행히 깜순이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마취에서 깨어났지만, 간염으로 인한 염증도 심각해 한달 넘게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몸도 성치 않았지만 깜순이가 받은 마음의 상처는 더 컸다. 구조 이후 지금까지도 극도로 사람을 경계해 손만 가까이 가도 으르렁거리며 짖는다고.

 

1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방치된 깜순이가 사람에게서 다시 온정을 느끼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깜순이는 동물병원에서 다시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동안 지극정성으로 돌봐준 간호 실장님에게 유일하게 마음을 내어줬다는 깜순이. 전에는 보지 못했던 해맑은 미소를 짓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학사모 관계자는 "홀로 외로웠던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고 따뜻하게 안아준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준 깜순이가 기특하다"고 말했다.

 

 

1월 28일 퇴원한 깜순이는 학사모 입양센터 '미니빌'에 입소해있다. 학사모 관계자는 "깜순이가 옥상에서 보낸 그 긴 시간을 생각하면 억울하고 화가 난다. 하지만 이제라도 새 삶을 살게 된 것을 다행이라 여기며 최선을 다해 깜순이를 돌봐줄 것"이라고 전했다.

 

인간은 깜순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까지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깜순이가 다시 인간을 신뢰하기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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