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견에서 봉사견으로… 4살 모카의 인생 역전
수렁에서 구조한 떠돌이 개와 수의테크니션의 동행 일지
일본서 '와카야마의 봉사견' 출간
[김민정 일본 통신원] 사람들 눈을 피해 시궁창을 헤매다 봉사견으로 거듭난 개가 있다. 세상의 어느 개도 못난 개는 없다.
최근 일본에서 '와카야마의 봉사견'이라는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의 주인공은 올해 4살 먹은 수컷 모카키치라는 이름의 개다.
모카키치는 원래 어미개와 2마리 형제와 길거리에서 살던 개였다. 어미개가 먹을 것을 찾아 나가면 형제들과 함께 배수구에 몸을 숨겼다.
그러던 어느날 어미가 돌아오지 않았다. 약 1주일의 시간이 흘렀고, 사람이 다가와도 도망칠 기력조차 없었다. 2011년 6월 모카키치는 그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됐을 당시 생후 약 2개월. 온몸에 벼룩이 붙어 있었고, 피를 빨릴 대로 빨린 상태라 죽을 힘으로 사람의 손을 한 번 문 뒤 그대로 축 늘어졌다.
수의테크니션은 그 개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핀셋으로 벼룩을 한 마리씩 떼어 냈다. 수의테크니션은 나중에 딸이 고양이를 기르면 붙여 주려 준비해뒀던 '모카'라는 이름을 이 개에게 붙여 줬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사람 사는 사회 적응은 어려웠다. 사료는 거부했고 음식물 알레르기가 있어 쌀이나 고구마 밖에는 먹이지 못했다. 그래서 매일 고구마죽을 쒀 주고, 산책 중 만나는 이들에게 부탁해 간식에 적응이 되도록 했다.
사람과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낮에는 길들이기 교육을 해주는 강아지 유치원에 보냈다. 덕분에 반년 뒤에는 동물매개치료에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성격이 느긋해졌다. 그렇게 1년 만에 심사를 거쳐 봉사견으로 거듭났다.
모카키치는 지금 노랑 스카프를 목에 감고, 등하굣길 초등학생을 보호하는 방범 순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주 4회 고령자의 복지시설에도 나가 동물매개활동을 벌이고 있고, 초등학교에서 하는 동물보호교실에도 조교로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수의테크니션의 연민이 다른 이들에게는 잃어버린 기쁨을 되찾아 주는 것으로 되돌아왔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