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이틀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강아지 '4차례 다른 해명만'
2023.03.31 13:38:59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노트펫] 입양 간 지 이틀도 안 된 강아지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데 입양자의 해명이 계속 바뀐 사실이 드러나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월 15일 인스타그램 계정 @happyeverafter_y에는 "입양 간 지 2일도 안 된 건강한... 내새끼 단추가 죽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단추'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닭장 옆 쓰레기 창고에서 태어나 지난 1월 12일 닉네임 '아리엘' 님을 통해 구조됐다. 다행히도 단추는 금방 새 가족을 찾아 입양을 가게 됐다.
그런데 입양 간 지 채 이틀도 지나지 않아 날벼락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전날 계속 설사를 하더니 새벽에 숨을 쉬지 않아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었다.
당시 입양자는 급하게 단추를 병원에 데려갔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구조자가 단추의 사망 원인을 알기 위해 부검을 하자고 말하자 입양자의 말이 바뀌기 시작했다.
구조자에 따르면 입양자는 "사실 단추가 밖에 문 열린 틈으로 나가서 계속 못 찾다가 찾았는데 뭘 잘못 먹었는지 죽어있어서 아빠가 태워줬다"고 말을 바꿨다. 구조자가 태운 흔적이라도 달라고 하자 입양자는 이미 유골을 바다에 뿌렸다고 주장했다.
구조자는 "화가 나기도 하고 이상함을 느껴 재차 설명을 요구했더니 계속 말을 바꾸며 횡설수설했다"고 말했다. 그 짧은 시간에 동물을 불태워 바다에 뿌렸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뒤로도 입양자의 해명은 계속 달라졌다. 단추가 대변을 보러 갔다가 코에 액체가 흘러나온 채 죽어있었다고 하더니, 결국 구조자가 직접 찾아가 추궁한 결과 입양자가 어지러워 쓰러지면서 단추를 깔아뭉개 질식사했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구조자에 따르면 "아버지가 강아지 키우는 것을 반대하고,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어찌할 바를 몰라 고민하다 어지러워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단추를 깔아뭉갰다는 것"이 입양자의 마지막 설명이었다.
단추의 사체도 입양자가 가지고 있었다. 구조자는 사체를 인계받아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했지만 단추가 계속 설사를 했다는 입양자의 말과 다르게 장염 키트 검사는 음성이었고, 엑스레이상 골절 소견도 없었다.
구조자는 "다만 폐에 물이 찬 것 같다는 소견을 받았다. 염증, 폐출혈, 심장병, 질식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지만 단추는 입양 전 모든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부검을 하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했고 부검 후 사체를 돌려받을 수 없다는 말에 결국 단추는 화장으로 장례가 치러졌다. 구조자는 입양자로부터 자필 진술서를 받고 CCTV 및 병원 기록도 제공하기로 약속받았지만 돌연 '합법적인 절차가 아니면 응하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현재 모든 연락이 끊어진 상태다.
인터넷을 통해 단추의 구조부터 소식을 접해온 네티즌들은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사건의 진상 규명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구조자는 "단추가 세상을 떠난 뒤로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었다"며 "술을 마시고 나쁜 생각을 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더디더라도 단추가 어떻게 죽었는지 집요하게 파헤칠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단추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겠다"고 말했다.
노트펫은 입양자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현재 이 사건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접수됐다. 입양자 관할 경찰서로 이송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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