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한테 모유 수유 배운 고아 오랑우탄..`엄마는 처음이라`
2023.03.31 13:55:16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고아 오랑우탄이 사람한테 모유 수유를 배운 덕분에 둘째에게 난생 처음 젖을 물렸다. 최근 아기를 낳은 사육사가 오랑우탄 앞에서 직접 모유 수유를 가르쳐서, 오랑우탄의 모성애를 일깨웠다.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誌)에 따르면, 오랑우탄 ‘조이’는 생후 9개월에 고아가 됐다. 그래서 첫째 ‘타비’를 낳았을 때, 어떻게 돌봐야할 줄 전혀 몰랐다.
그래서 버지니아 주(州)에 있는 메트로 리치먼드 동물원 사육사들이 초보 엄마 조이를 대신해서 타비를 길렀다.
지난해 12월 조이가 둘째를 낳았을 때, 수의사가 오랑우탄의 모성애를 일깨울 방법을 궁리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사육사 위틀리 터너에게 모유 수유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흔쾌히 수락했다.
오랑우탄사 앞에서 초보 엄마 조이를 마주보면서, 엄마는 아기 케일럽에게 젖을 물렸다. 터너 사육사는 “나는 아주 큰 동작으로 과장해서 보여줬다. 모유 수유 과정 내내 말로 설명하면서 손가락으로 조이를 가리키고, 새끼를 가리키고, 조이의 가슴을 가리켰다. 케일럽이 젖을 물자, 조이가 중요한 부분을 알도록 자세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녀는 “조이는 모유 수유 내내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조이가 바로 새끼에게 젖을 물리진 않았지만, 조이는 확실히 모든 과정을 다 봤다. (엄마 조이와) 모유 수유를 공유하고 엄마가 되는 여정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오랑우탄이든 사람이든 새로 엄마가 된 존재면 누구든 도울 수 있길 원한다.”고 울먹였다.
놀랍게도 조이는 하루도 안 돼 둘째에게 젖을 물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모유 수유를 한 것이다!
물론 동물원이 터너 사육사에게만 엄마 교육을 모두 맡긴 것은 아니다. 조이는 동영상 학습도 병행했다. 출산을 앞두고 어미 오랑우탄들이 새끼를 돌보는 영상을 반복해서 봤다.
또 수석 사육사 제시카 그링도 몇 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조이에게 인형으로 아기 안는 법을 가르쳤다. 그녀는 “새끼가 조이의 옆구리에 매달리듯, 인형을 내 허리와 목 주위에 안았다.”고 설명했다.
동물원의 노력 덕분에 조이는 둘째 아들과 모자관계를 잘 맺어가고 있다. 동물원이 최근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조이의 영상을 공개하자, 많은 누리꾼이 초보 엄마 조이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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