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안 쓴다고 안락사 해달란 집사..기지로 고양이 살린 수의사

2023.04.12 14:23:34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미국에서 어떤 집사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고양이 룰루를 안락사 시켜달라고 수의사를 찾아왔다. [출처: 더치스 카운티 SPCA]

 

[노트펫] 미국에서 집사가 배변함 밖에 볼일을 본다는 이유로 고양이를 안락사 시키려고 했다. 수의사가 집사를 설득해서 양육권을 포기 시킨 덕분에 고양이를 살렸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피플지(誌)에 따르면, 히말라얀 고양이 ‘룰루’는 안락사를 당할 뻔 했지만, 수의사의 도움으로 지난해 12월 뉴욕 비안락사 쉼터에 들어왔다.

 

뉴욕 주(州) 더치스 카운티 동물학대방지협회(SPCA)의 린 멜로카로 운영이사는 “고양이 룰루를 맡아줄 수 있냐는 지역 수의사의 전화를 받았다. 고양이 주인이 수의사에게 룰루의 안락사를 요구했는데, 그 이유가 배변함을 쓰지 않아서였다. 진찰 결과 고양이가 건강한 걸로 확인되자, 수의사는 주인을 설득해서 고양이 소유권을 넘기는 서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수의사 덕분에 룰루는 안락사 위기에서 벗어나 새 집사를 만날 수 있게 됐다.

 

더치스 카운티 SPCA는 노령 고양이 룰루를 맡자마자, 왜 배변함을 쓰지 않는지 원인을 찾았다. 놀랍게도 문제행동 탓이 아니라 히말라얀 고양이들이 잘 걸리는 병인 요중결정(urinary crystal) 때문이었다.

 

멜로카로 이사는 “간단한 식단 바꾸기로 그 문제를 해결했다. 룰루가 여기 들어온 이후 배변함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다.”며 집사들이 룰루의 사례로 교훈을 얻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치스 카운티 SPCA 페이스북에 룰루 입양 신청이 쇄도했다. 조만간 좋은 집사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이 문제 행동을 하거나, 갑자기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한다면, 수의사에게 보여서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게 먼저라는 지적이다. 병에 걸린 게 아니더라도 문제행동을 해결할 방법은 많다. 쉽게 입양을 포기하거나 안락사를 결정하기 전에 수의사나 훈련사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대부분의 문제를 풀 수 있다.

 

멜로카로 이사는 “당신의 반려동물은 당신과 헤어지길 원치 않는다. 반려동물을 돕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시도하기 전에 반려동물을 포기하지 마라.”고 당부했다.

 

더치스 SPCA는 푸른 눈동자의 룰루에게 아이가 없거나 성숙한 자녀가 있는 가정을 찾아줄 계획이다. 반려동물이 없고, 조용한 가정환경이 룰루에게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페이스북에서 룰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이 앞 다퉈 입양하겠다고 나서면서, 조만간 좋은 집사를 찾을 전망이다. 

ⓒ 반려동물 뉴스 노트펫,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