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하면 입 벌려 간식 받아먹는 고양이의 숨겨진 사연
2023.04.21 15:53:03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노트펫] '아' 하면 입 벌려서 음식 받아먹는 고양이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는데. 사실 이 영상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다.
얼마 전 닉네임 '김람쿠' 님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신의 반려묘 '풍이'의 영상을 한 편 올렸다.
당시 보호자는 풍이에게 간식을 먹이는 중이었다. 맛있는 간식이 눈앞에 나타나자 한껏 상기된 듯한 풍이. 하지만 잠자코 기다리는 모습인데.
보호자가 '아~'하자 입을 벌리는 녀석. 그대로 입 안에 트릿을 넣어주자 맛있게 씹어먹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보통 고양이라면 정신없이 달려들어 먹기 바쁠 텐데.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다 입만 벌리고 받아먹는 녀석의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아'를 한다니 ㅠㅠ 너무 귀엽다" "요즘 하루에 10번씩 보는 중" "기여움의 극치야 정말" "누가 그만 보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어떤 네티즌은 "근데 한 번에 이렇게 많이 먹어도 되는 건가요? 지금 한 150개 정도 먹은 것 같은데"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는데. 영상을 150번째 돌려보고 있다는 말뜻을 이해한 다른 네티즌들도 맞장구치며 웃었다.
풍이가 이렇게 간식을 받아 먹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는데. 사실 풍이는 1살이 넘어가는 나이에 갑작스런 마비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었다고.
"여러 병원을 다녀봤지만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고 급성 뇌 질환으로 추측된다는 말을 들었다"는 보호자. 뇌 손상이 추측되기 때문에 마취를 할 수 없어 다른 검사도 받을 수 없었다. 그저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돌봐주는 수밖에 없었다고.
그 뒤 풍이는 9살이 되기까지 보호자의 극진한 정성 덕분에 스스로 몸을 일으켜 낮은 식기에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됐다. 그런데 올해 초 청천벽력 같은 일이 또 벌어졌다.
턱뼈가 녹아내린 정황이 발견돼 수술을 피할 수 없었다는 풍이. 어쩔 수 없이 큰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마취 후 수술을 해야 했다.
최대한 주의해서 수술했지만 풍이는 더 이상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 뒤로 보호자가 매일 이 영상처럼 밥과 물을 직접 먹여주고 있단다.
"아픈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신경 쓰이는 것투성이였다"는 보호자. 한 알씩 밥을 먹이고 시간 맞춰 화장실에 데려가 배변 유도를 해야 해서 야근, 회식은 한 달에 한 번 할까 말까 정도고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한단다.
그럼에도 풍이와 함께하는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데. 보호자는 "약을 먹이면 짜증 난다고 하는 하악질마저도 소중하고 귀중하다고 느낀다"며 "심지어 요즘은 배변을 볼 때 느끼는 쾌변감(?)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풍이가 고양이별로 떠나기 전까지 지금처럼 '아'하고 잘 먹었으면 좋겠다"는 보호자. "항상 엄마 아빠만 바라보고 무한한 행복과 벅찬 감정을 주는 너에게 더없이 감사하고 행복하단다. 나중에 고양이별로 떠난 뒤엔 엄마 아빠 딸로 다시 와줘. 고맙고 사랑해"라며 애정 가득한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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