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법 때문에 실종고양이 위치 못 알려준다?..`집사 격분`
2023.05.17 13:57:04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영국에서 마이크로칩 회사가 개인정보 보호법 때문에 실종된 고양이의 위치를 집사에게 알려주지 않아서 논란이 됐다. 회사가 고양이를 발견한 사람의 소유권 이전 요청만 집사에게 전달하자, 집사가 경찰에 신고한 끝에 고양이를 돌려받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슈롭셔 카운티에 사는 베릴 에드워즈(76)는 작년 여름 고양이 ‘프레드’를 잃어버렸다. 그녀는 프레드를 찾으면 연락을 받기 위해서 마이크로칩 회사에 프레드의 실종을 등록했다.
그런데 1년 가까이 된 시점인 지난주에 영국 마이크로칩 회사 아이덴티베이스(Identibase)가 갑자기 집사에게 연락해서 프레드의 소유권을 옮겨달라고 요청했다. 집사는 격분하면서 거부했다.
집사는 “지난주에 난데없이 누군가 소유권 이전을 원한다는 요청 이메일을 받았다. 당신이라면 소유권을 이전하기 위해서 프레드는 살아있고 무사하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느낀 다양한 감정을 상상할 수 있겠나? 이게 다 무슨 짓인가?”라고 분노했다.
고양이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려주지 않고, 바로 임시보호자의 소유권 이전 요청만 전달한 회사의 무책임한 행동에 집사는 참을 수 없었다. 정작 집사인 그녀에게 정보보호법 때문에 고양이 프레드의 위치를 알려줄 수 없다면서, “장래에 프레드의 새 주인이 될 사람이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고만 해명했다.
결국 집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웨스트 머시아 경찰이 프레드를 데리고 있는 사람의 집을 찾아가서 고양이 절도죄가 될 수 있다고 알리자, 그 사람은 프레드를 돌려주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경찰이 지난 15일 밤 집사에게 프레드를 데려다줬다.
임시보호자는 프레드를 동물병원에 수차례 데려갔지만, 주인이 있는지 마이크로칩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경찰이 찾아간 후에야 집사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프레드를 키우고 싶다고 호소했다.
집사는 고양이 위치를 확인해서 주인에게 돌려주는 간단한 일이 경찰까지 개입해서 해결할 일이냐고 반문했다. 집사는 지난 2021년 9월 동물보호소에서 고양이 프레드와 지노를 입양했고, 기른 지 1년도 안 된 2022년 8월에 프레드가 사라졌다. 집사도, 지노도 1년 가까이 프레드를 그리워했다.
영국은 오는 2024년 6월부터 법으로 모든 고양이에게 마이크로칩을 의무화 하지만, 법의 허점 탓에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주인이 상황에 따라서는 반려동물 위치를 알 수 없게 됐다. 유럽연합 개인정보 보호규정(GDPR)에 따르면, 실종 동물을 발견한 사람과 임시보호자의 연락처를 실종 동물 주인에게 알려줄 수 없다.
아이덴티베이스의 모회사 아이덴티케어의 로버트 다이아몬드 최고경영자는 “이 경우에 반려동물을 발견한 사람이 소유권 이전을 요청했다. 등록된 주인이 반려동물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이전 요청을 거부했다. GDPR 법에 따라 회사는 발견한 사람의 연락처를 등록된 주인에게 공유할 수 없다. 이 상황을 해결하도록 돕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고, 이 상황이 주인에게 고통을 초래했다는 것을 이해한다. 경찰 요구에 따라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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