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에 놀라 가출한 반려견..주민들이 도운 `기적의 귀환`
2023.08.16 13:50:36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노트펫] 미국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반려견이 산불에 겁먹고 도망갔다가 심한 화상을 입고 잿더미를 헤맸다. 다행히 주민들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주인 품에 돌아왔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도그 시터가 지난 8일 반려견 ‘로먼’을 보고 있었는데, 산불을 피해서 바다에 뛰어드는 과정에 로먼이 겁을 먹고 달아나버렸다.
하와이 건설업체 굿펠로 브로스의 직원들이 실종 이틀 후에 우연히 로먼을 발견하고 구조했다. 로먼은 등, 다리, 발바닥에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다행히 한 주민이 로먼을 맡아서, 말라이아 항구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마우이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로먼을 인계받았다.
마우이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로먼을 맡아 치료하면서, 마이크로칩을 통해 주인과 연락이 닿았다. 견주 니콜 코미는 당장 달려왔다. 주인 품으로 돌아온 로먼은 온몸에 붕대를 감고 있지만, 기운을 회복했다.
산불 당시 타지에 있었던 견주는 “마우이에서 벌어진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우리 강아지를 돌봐주고, 안전하게 돌려준 영웅들에게 매우 감사하고, 복 받은 기분이다. 우리는 이 비극이 벌어질 동안 마우이 섬에 없었는데, 지역사회가 계속 나서준 데 대해 이보다 더 감사할 수는 없다. 기적은 일어난다. 희망을 잃지 말고 서로에게 기대라”라고 감사했다.
핏불 테리어 믹스견 로먼은 아주 운 좋은 경우다. 많은 사람들이 피난 중 반려동물을 잃어버려서 애태우고 있다. 마우이 섬 항구도시 라하이나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반려동물을 구하러 갈 수도, 찾으러 갈 수도 없는 처지다. 소셜 미디어만이 유일한 소통창구다. 마우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주민들의 문의가 쇄도했다.
이미 포화상태인 마우이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약 3000마리가 주인을 잃은 것으로 추정했다.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가능하면 많은, 화상 입은 동물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자 애쓰고 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마우이 섬 산불로 10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4명에 불과하다. 100년여 만에 최악의 산불로 1000여 명이 실종됐고, 라하이나의 약 85%가 소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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