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질하던 고양이와 친해져 결국 입양하게 된 사연 '눈빛에 흔들린 마음'

2023.08.17 15:40:28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사진=youtube/@나말고 (이하)

 

[노트펫] 하악질하며 경계하던 길고양이와 점점 친해지다 결국 집고양이로 입양하게 된 집사의 사연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월 2일 유튜브에는 "사실상 마지막이 될 고양이 입양"이라는 제목의 영상 한 편이 올라왔다.

 

이 영상을 올린 닉네임 '나말고' 님(이하 보호자)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지역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아파트 부대시설 안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그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2층 구조지만 실제로는 4~5층 높이라 저절로 길고양이가 들어오긴 힘들어 보였는데. 혹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따라 들어왔나 짐작할 뿐이었다.

 

 

 

고양이도 어리둥절한 듯 2층 정원을 돌아다니며 풀숲에 숨어 사람들을 쳐다보곤 했는데. 아파트는 고양이 혼자 먹이를 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에 결국 보호자가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게 됐다.

 

하지만 녀석은 여간 경계심이 높은 것이 아니었다. 보호자를 만나면 어김없이 하악질을 하고 보호자가 멀리 떨어져야만 밥을 먹었다.

 

밥만 두고 가라옹~!

 

 

그렇게 보호자는 고양이에게 '2층냥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저 멀리서 밥만 챙겨줬는데. 어느 날부터 늘 숨어있다 밥만 먹으러 나오던 녀석이 길가에 앉아 보호자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꼬리는 거짓말을 못 하지

 

 

점점 가까워진 2층냥이와 보호자는 급기야 밤마다 2층 전체를 같이 돌며 산책을 할 정도로 친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보호자가 입양을 결심하게 된 사건이 발생했다.

 

"그날도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평소 같으면 쌩하고 갔을 녀석이 그 자리에 앉아 저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는 보호자. 기분 탓인지 몰라도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한 눈빛을 차마 외면하지 못했다고.

 

 

 

보호자는 "말레이시아는 명절이 되면 일반 가정에서도 폭죽을 많이 터트린다. 게다가 그날은 천둥 번개에 비도 많이 온 뒤라 고양이가 힘들어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결국 2층냥이는 '뚜두'라는 이름으로 보호자의 새 가족이 됐다. 보호자는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혼자 남겨질 뚜두를 외면할 필요도 없어서 마음이 편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신기하게도 길에서는 하악질하며 만지지도 못하게 했던 뚜두는 현재 무릎냥이가 돼서 매일 보호자의 손길을 만끽하고 있다고.

 

 

보호자는 뚜두를 포함해 '해복' '펀치' '티가'까지 총 4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지내고 있다. 이 중 3마리는 길에서 구조한 아이들이라고.

 

"둘째 펀치는 해복이와 사이가 안 좋아 같은 공간에서 지내기까지 2년이 걸렸고, 임신 중이었던 펀치가 낳은 티가와 아깽이들의 성장을 지켜본 것까지 돌이켜보면 온갖 사건도. 추억도 많았다"는 보호자.

 

 

 

보호자는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서 제 경제력을 고려해 봐도 4마리가 최대인 것 같다"며 뚜두가 마지막 고양이 입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얘들아, 아프면 숨기지 말고 아프다고 알려주라. 집사들이 열심히 일해서 치료해 줄 테니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같이 살자"며 훈훈한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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