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승객의 반려견 잃어버린 美 델타항공..일주일 넘게 못 찾아

2023.08.28 14:58:05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잃어버린 반려견 마이아.
[출처: 파울라 로드리게스의 인스타그램]

 

[노트펫] 미국 항공사가 승객의 반려견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인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잃어버렸다고 미국 CNN 방송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승객은 일주일 넘게 반려견을 찾지 못해 고통을 호소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사는 파울라 로드리게스는 6살 반려견 ‘마이아’를 데리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에서 2주간 휴가를 보내기 위해 미국 동남부 최대 도시 애틀랜타를 경유해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델타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그녀는 지난 18일 오후 6시 55분경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출입국 심사대에서 여행비자 부적격으로 비자를 취소당하고 미국 입국을 거부당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다음날 오전 10시 20분 비행기를 타고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그녀를 외국인 보호소에 구금시켰다.

 

견주는 “그들이 델타항공 직원을 불러서, 나와 함께 있던 마이아를 데려가도록 했다. 나는 마이아가 어디서 밤을 보내는지 이것저것 물었다. 마이아가 비행으로 많이 피곤한 상태라고도 전했다. (애틀랜타에) 도착했을 때, 토하고 설사했다. 그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내가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이해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나는 그를 믿었다”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 견주는 마이아부터 찾고 싶었지만, 출입국 사무소 직원은 탑승 게이트에 가면 마이아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그녀를 안심시켰다. 게이트에 도착했을 때, 승객들은 이미 탑승 중이었고 마이아는 거기에 없었다.

 

견주는 “게이트 직원이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매니저가 오더니 마이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아가 보호시설에 있어야 하지만 그들은 찾을 시간이 없었다. 나는 비행기에 탑승해야만 했다. 나는 공황상태에 빠져서 ‘당신이 내 반려견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으니 나는 탑승할 수 없다.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가 탑승을 거부하자 결국 델타항공은 1시간 뒤 비행기로 연기시켰다. 도미니카공화국 수도 산토도밍고에서 차로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푼타카나행 비행기였다. 그러나 델타항공 직원들은 1시간 안에 마이아를 찾지 못했다.

 

출입국 사무소 직원은 그녀에게 비자 없이 미국에 24시간 이상 체류할 수 없다며, 푼타카나행 비행기에 당장 탑승하라고 말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반려견 없이 비행기에 올랐고, 3시간 비행 동안 반려견이 어디에 있을지 걱정하면서 공황발작까지 겪었다.

 

  항상 마이아와 함께 여행한 견주 파울라 로드리게스. 그녀는 일주일 넘게 마이아를 찾지 못해 극심한 불안과 고통을 호소했다.

 

태어난 지 한 달 됐을 때부터 6살이 될 때까지 마이아와 떨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극심한 불안에 시달렸다. 그녀는 푼타카나에 도착해서 델타항공, 애틀랜타 공항, 샌프란시스코, 동물보호소, 동물병원 등 백방으로 전화를 걸어서 반려견의 행방을 수소문했다.

 

실종 이틀 뒤인 지난 21일 월요일에 델타항공 산토도밍고 지사 대표가 견주에게 전화해서 실종 사유를 설명하고 사과했다. 견주는 “활주로에 있는 비행기로 마이아를 데려갔는데 직원이 개집을 연 순간 마이아가 튀어나와서 차 밖으로 뛰어내린 후 활주로로 도망쳤다고 말했다. 비행기들이 이륙하고 착륙하는 중에 직원들이 마이아를 쫓았지만, 마이아가 더 빨리 도망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게 내가 아는 전부다”라고 허탈해했다.

 

그녀는 비자 취소로 다시 미국에 갈 수 없었다. 그래서 로드리게스의 엄마가 그녀를 대신해서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델타항공이 엄마를 모시고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돌았지만, 광활한 공항에서 작은 개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필이면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반려견을 잃어버린 게 문제였다.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의 면적은 4000에이커(약 1618만㎡)를 넘는다. 항공산업 분석기업 OAG에 따르면, 애틀랜타 국제공항은 지난 8월 초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으로 뽑혔다. 시카고 국제공항에 이어서 세계에서 2번째로 크다.

 

견주는 분통을 터트렸다. 그녀는 “나는 고통 속에 있다. 금요일 이후부터 쭉 악몽 속에 살고 있다. 내 강아지가 저기 밖 어딘가에서 두려움에 떨면서, 어디 다쳤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1분 1분이 하루처럼 느껴진다”고 호소했다.

 

마이아는 마이크로칩을 이식한 상태라서, 발견되면 바로 견주에게 연락이 닿을 수 있다. 견주와 델타항공은 애틀랜타 지역 동물보호소와 동물병원에 마이아의 실종을 알리고, 길을 잃은 개가 있는지 확인했다.

 

델타항공은 고객의 반려동물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찾을 때까지 고객과 계속 연락하면서 최신 정보를 계속 알려주겠다고 해명했다. 애틀랜타공항은 실종 당일 활주로와 이착륙장을 수색했지만 반려견을 찾지 못했다며 수색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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