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실린 응급차 쫓아가 병원 앞에서 열흘 기다린 개, '주인은 이미 세상 떠나'

2023.09.01 15:49:10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사진=The Dodo 화면 갈무리(이하)

 

[노트펫] 보호자가 실린 응급차를 쫓아 병원까지 도착한 개는 폭우가 쏟아져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주인을 기다렸다.

 

1일(현지 시각) 미국동물매체 더도도는 보호자가 세상을 떠난 지도 모르고 10일 동안 병원 앞에서 기다린 충직한 개의 사연을 소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콤프턴에 있는 마틴 루터 킹 병원에 최근 위독한 환자가 이송됐다. 환자는 병원 근처 집에서 응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환자의 반려견은 보호자가 실린 응급차의 뒤를 따라 병원까지 달려왔다.

 

 

한 번도 보호자와 떨어져 본 적 없던 개는 보호자를 따라 병원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입구에서 보안팀에게 제지당했다. 보호자가 곧 나올 것이라 생각한 개는 그때부터 마지막으로 보호자가 들어간 문을 쳐다보며 긴 기다림을 시작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개의 주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Logan’s Legacy dog rescue)의 창립자 수젯 홀은 더도도와의 인터뷰에서 "개는 (그 사실을)몰랐기 때문에 계속 기다렸다"며 "누군가 밖으로 나갈 때마다 그 사람이 자기 아빠인지 알아보려했지만, 결코 아빠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랑스러운 개는 문자 그대로 10일을 기다렸다"며 "모든 간호사와 의사가 녀석을 도우려 노력했지만, 녀석은 누구도 자신을 데려가도록 허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례 없는 폭풍이 해당 지역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개의 기다림은 멈추지 않았다.

 

 

홀은 "끔찍한 허리케인 경보와 함께 폭우가 내렸지만 개는 계속 기다렸다"며 "녀석은 빗속에서 잠을 잤고, 정말 충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렇게 10일 후, 폭우를 그대로 맞은 개는 어느 때보다 약해졌다. 결국 병원 측에서는 가엾은 강아지를 돕기 위해 동물보호단체에 도움을 요청했고, 홀은 녀석을 구조했다. 홀의 품에 안겨서도 개의 시선은 보호자가 마지막으로 들어간 문을 향해 있었다.

 

 

홀은 "가장 슬픈 부분은 내가 개를 가둔 후에도 녀석은 여전히 응급실 문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 사람이 나올 거야'라고 말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내게 정말 감정적인 구조였다"고 말했다.

 

개는 병원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한 후 동물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개는 '힐러리(Hilary)'라는 새 이름을 얻었고, 안전한 곳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건강을 회복 중이다.

 

홀은 "힐러리는 여전히 슬퍼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녀석에게 완벽한 집을 찾아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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