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도 안 풀렀는데...' 수술받은 강아지 가방에 담아 공항에 버린 견주
2023.11.08 14:31:50 김승연 기자 ksy616@inbnet.co.kr
[노트펫] 공항 한구석에 버려진 가방을 열자 배설물로 뒤덮인 강아지가 고개를 내밀었다.
지난 7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한 견주가 수술을 받고 회복도 채 되지 않은 반려견을 가방에 담아 공항에 유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제공항 직원은 지난 6일 아침 공항 쓰레기통 근처에서 '보잉(Boeing)'이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발견했다. 보잉은 측면 주머니에 목줄을 숨겨둔 여행용 가방에 담겨 있었다.
보잉이 얼마나 오랫동안 가방에 있었는지 모르지만, 녀석의 몸은 소변과 대변으로 뒤덮여 있는 상태였다.
해당 직원은 즉시 동물구조단체(Speedway Animal Rescue)에서 자원봉사 하는 친척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단체는 주저 없이 보잉을 인디애나폴리스에 위치한 보호소로 데려갔다.
보도에 따르면 보잉은 생후 약 4~5개월의 말티즈로 추정되며, 중성화 수술을 받은 상태다. 또, 보호소에서 살펴본 결과 보잉은 최근 어떤 종류의 수술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보잉의 앞다리, 겨드랑이 부위에 수술에 사용되는 의료용 실이 있고, 정맥 카테터(수액, 약물 또는 혈액을 혈류에 직접 주입하는데 사용되는 의료기기)도 발견됐으며, 몸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기 때문이다.
보잉에게 필요한 항생제나 진통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해주기 위해 보호소측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하루빨리 알고 싶어한다.
보호소는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당신이 그 주인이라면, 우리에게 연락해 주세요. 당신은 문제에 얽히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의 개는 안전합니다. 우리는 개의 부상을 살피고 녀석이 필요로 할 수 있는 것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원할 뿐입니다"라고 밝혔다.
보호소 관계자 애나 웨버(Anna Weber)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보잉이 어떻게 버려지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공항에서는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 당국은 사건을 조사 중이지만 보잉이 발견된 위치상 누가 녀석을 버렸는지 추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다행히 현재 보잉은 안전한 곳에서 위탁 가족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보잉의 사연을 접한 일부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이미 입양 신청을 하고 있지만, 보호소 측은 보잉의 의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2주 동안은 입양이 불가하다고 댓글을 남겼다.
현재 보호소 측은 보잉의 입양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태다. 보잉을 입양 예정인 가족은 보호소에서 입양한 반려견 세 마리와 함께 메인주에 살고 있다. 보호소 측은 보잉의 입양과 관련해 해당 가족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웨버는 "만약 누군가 가정폭력을 피해 도망친 상황이라면 우리는 그 사람이 나중에 보잉과 재회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선순위는 보잉이 영원한 가족의 품으로 떠나기 전에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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