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에 죽은 반려견 담은 견주.."VR이 사진보다 더 위로 됐다"

2023.11.10 14:06:43    김국헌 기자 papercut@inbnet.co.kr
올해 초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 샘.
[출처: 다니엘 에스파르자의 엑스]

 

[노트펫] 죽은 반려견이 그리워서, 한 견주가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속에 반려견의 생전 모습을 담았다. 많은 견주들이 아름다운 VR 기술이라고 공감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동물전문매체 더 도도에 따르면, 반려견 ‘샘’은 7달 전 멕시코 할리스코 주(州) 과달라하라 시(市) 집에서 노환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다니엘 에스파르자는 “샘은 거의 13년 가까이 내 동반자였다. 래브라도인데, 아주 귀엽고 똑똑했다”고 말했다.

 

견주는 “샘이 노령인 탓에 뇌에 문제가 생겼다. 마지막 여행으로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지만, 샘의 건강이 허락해주지 않았다. 어느 날 샘이 잠들었는데, 일어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반려견 샘은 12년 넘게 다니엘 에스파르자와 함께 살았다. 샘이 없는 삶은 다니엘에게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샘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몇 년 전 에스파르자는 잠든 샘을 3차원(3D)으로 스캔해서 샘의 3D 이미지 측정값을 구했다고 한다. 견주는 급성장하는 VR 기술 분야에서 전문가이기 때문에 시험 삼아서 했지만, 그 덕분에 그리울 때마다 해변가의 샘을 찾아갈 수 있게 됐다.

 

  샘의 생전에 다니엘과 샘이 가기로 했던 해변에 샘이 평화롭게 잠들었다. 모두 가상현실이다.

 

견주는 지난 1일 엑스(옛 트위터)에 샘의 해변 VR을 공개해, 64만 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언리얼 엔진으로 가상현실 속 해변에서 잠자는 샘을 구현했다. 14초 분량의 영상에서 샘은 바닷가 백사장에서 하얀 꽃과 보라색 꽃에 둘러싸여서 평화롭게 잠들어있다.

 

 

견주는 “나는 아직도 샘을 많이 그리워해서, 내가 만든 해변 장면에 있는 샘을 찾아간다. 우리의 마지막 여행은 해변에서 짧은 휴가를 보내는 것이었지만, 건강이 허락지 않았다”고 눈물을 삼켰다.

 

이어 견주는 “마치 잠든 것처럼 샘을 볼 수 있도록 백업 메모리를 갖는 것은 멋지다. 왜냐하면 VR에서 진짜 거기 있는 것처럼 실제 크기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진과 다르다. 게다가 미래에 나의 아이들 또 손주들과 샘의 기억을 나눌 수도 있다”고 밝혔다.

 

생전에 다니엘과 같이 산책 나간 반려견 샘.

 

짧은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3D 스캐닝 방법을 궁금해 하는 견주들도 많았다. 한 견주는 “이것은 말 그래도 나를 울렸다. 기술의 아름다운 쓰임이다. 애도의 뜻을 표한다. 내 강아지 프로그도 안부를 전한다”고 애도했다.

 

다른 네티즌은 “놀랍다! 1년 반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넌 나의 몬티한테 저렇게 찾아가고 싶다. VR은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나 업무흐름에 국한되지 않고, 올바르게 변형될 수 있다. VR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자기성찰이다”라고 극찬했다.

 

새 강아지 써니.

 

견주는 지난 4일 샘의 VR에 관심을 가져준 네티즌들에게 감사하면서, 저먼 셰퍼드 강아지 ‘써니’의 입양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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