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돌아다니는 '떠돌이 돼지'...안 잡히려고 4개월 간 '밀당'

2024.02.06 16:11:39    김은향 기자 uasd123@naver.com
ⓒBetter Piggies Rescue
 

[노트펫] 건축 현장을 돌아다니는 돼지가 4개월간 사람과 '밀당'을 하다가 간신히 구조됐다고 3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WBAL'이 밝혔다. 이 돼지는 장기간 외롭게 '떠돌이' 생활을 이어가다가 사람의 온정을 받아들였다.

 

매체에 따르면, 2살 된 암컷 돼지 '픽시(Pixie)'는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건축 현장에서 꽤 오랫동안 기거하고 있었다.

 

이곳은 원래 애리조나주 교통부가 구입한 부지였지만, 교통부 측은 함부로 공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건축 현장을 보금자리로 삼고 있는 픽시가 있었기에.

 

매체에 의하면, 교통부 관계자인 더그 닌츠젤(Doug Nintzel)은 "여기에 배불뚝이 돼지 픽시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먼저 녀석을 구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교통부 측은 픽시를 구조하기 위해 돼지 보호 단체인 'Better Piggies Rescue'와 '포획 작전'을 벌였다. 작전 초반에는 음식으로 픽시를 유인해봤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더그는 "픽시를 잡고자 마련한 음식을 다른 동물들이 나타나서 먹곤 했습니다. 여기에는 너구리도 있고 고양이도 있거든요"라며 "그렇지만 픽시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라고 회상했다.

 

단체 관계자인 다니엘 베터맨(Danielle Betterman)도 "픽시는 오랫동안 혼자 살아와서 수줍음이 많고 소심했어요. 우리는 10피트(약 3m) 이내로 접근할 수 없었어요"라며 포획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픽시를 위한 덫을 놓았다. 결국 픽시는 4개월 만에 안전하게 포획됐다.

 

픽시는 보호자에게 버려진 아픔을 겪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단체는 지난해 12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픽시는 가족에게 버려진 후 살아남았습니다. 우리는 그녀를 안전하게 구조해 쉼터로 데려왔어요. 현재 픽시는 다른 돼지들과 살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픽시는 오랫동안 혼자 살았습니다. 하지만 녀석은 사랑을 받으면서 곧 자신이 안전하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라고 부연했다.

 

ⓒBetter Piggies Rescue

 

그로부터 몇 주가 지났다. 홀로 살아왔던 픽시가 과연 쉼터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다행히 픽시는 쉼터에서 잘 생활하고 있다. 다니엘은 "픽시는 자신의 껍질을 벗고 나왔습니다. 이젠 사람을 정말 좋아하고 간식도 좋아해요. 지금 녀석에겐 친구들도 생겼어요"라고 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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