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날 유기된 강아지, 여행 따라가 '플러팅'으로 간택 성공한 사연
2024.08.23 16:06:45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노트펫] 여행 전날 누군가 집에 유기한 강아지를 여행에 함께 데려간 가족의 사연이 눈길을 끕니다.
때는 지난 9일, 닉네임 '레오 보호자'님은 다음 날 예정된 가족 여행을 준비하던 중 이상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창고 쪽에서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요.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나 싶어 봤더니, 웬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판자 밑에 숨어 낑낑거리던 녀석. 아빠도 어제 밤에 비슷한 소리를 들었다 하니, 이 더운 날씨에 하루 종일 밖에서 혼자 끙끙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작은 강아지가 외딴집에 혼자 찾아왔을 리도 없고, 동네 집집마다 주인을 모른다 하니 누군가 집에 유기하고 간 것으로 보이는데요.
바로 다음 날 여행이 예정돼 있었지만, 차마 강아지를 두고 갈 순 없었다는군요. 결국 가족 여행에 합류시키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이 녀석, 자신을 외면하지 않고 여행 멤버로 합류시켜 준 보호자 가족의 심성을 알아본 걸까요. 글쎄, 가족들을 볼 때마다 꼬리를 붕붕 돌리면서 따라다니는 것입니다.
사실 보호자와 아빠는 이미 강아지에게 마음이 많이 넘어가 버린 상태였다는데요. 문제는 엄마가 입양을 완강히 반대했던 것입니다.
여행 중 슬쩍 입양 이야기를 꺼내봐도 칼같이 반대했다는데요. 그런데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다음 날 아침, 보호자는 강아지를 확인하러 울타리에 갔는데 강아지가 없어져 있었습니다.
녀석이 있던 곳은 바로 침대 위 엄마의 품속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들켜버린 엄마도 민망한 듯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보호자는 "사실 엄마는 여행 다녀온 이후부터 이미 키우기로 결정하신듯 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녀석은 '레오'라는 이름으로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게 됐다고 합니다.
아무리 강아지가 귀여워도 평생 함께할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은 결정인데요.
사실 지금 같이 살고 있는 '구름이'와 '핑이'는 원래 길거리 생활을 하던 강아지들인데, 보호자가 안쓰러운 마음에 구조했다고 하는군요.
"뒷감당은 생각 못 하고 짠한 마음에 데리고 온 것도 있어서, 지금은 길 가다 유기견을 봐도 최대한 눈을 안 마주치려고 노력하곤 한다"는 보호자.
이번에 갑자기 나타난 레오를 봤을 때도 처음에는 마음을 다잡아 입양을 보내려고 했답니다. 인스타그램에 입양 홍보를 올려 연락도 받았었지만, 결국 가족들이 모두 정들어버려 키우게 됐다는군요.
보호자는 "부잣집으로 입양 못 보내준 건 미안하지만 그래도 우리랑 행복하게 살아보자.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쑥쑥 자라렴"이라며 훈훈한 한마디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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