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맞을까봐' 배변 실수하는 동생 숨겨주는 오빠 비숑..'학대 의심'

2024.09.10 17:09:51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사진=instagram/@beagle_1110 (이하)

 

[노트펫] 길에서 구조된 비숑 남매의 행동에서 학대가 의심되는 흔적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동물 단체 '동물의 왕국' A대표는 최근 다급한 제보를 받았다.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뒤지던 비숑 두 마리를 발견해 구조했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혹시 주인이 이 강아지들을 찾고 있지 않을까 싶어 중고 거래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려고 했다. 그런데 커뮤니티에서 이 강아지들과 똑같이 생긴 강아지들을 임시 보호 중이라는 글이 두 달 전 올라온 것을 발견했다.

 

미심쩍어 해당 계정으로 연락을 해봤더니, 사실 글쓴이는 이 비숑들이 태어날 때 직접 탯줄도 자르고 7년째 키워온 주인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청소하는 도중 집을 나갔다고 하지만, 스스로 키운 강아지들을 임시보호 중이라고 했던 것과 강아지들의 발톱, 치아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상치 않았다는 A대표.

 

결국 견주가 강아지들을 '못 키우겠다'고 하자 A대표의 설득으로 포기 각서를 받아냈다. 그런데 병원에 데려가 보니 강아지들의 상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동생은 심한 외상, 오빠는 치통이 상당했을 것

 

강아지들을 진료한 동물병원 수의사는 본지와 연락에서 동생 강아지에게 내장 출혈이 있었다며 "외복사근, 장간막, 방광, 후복강에 심각한 출혈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해봤지만 간부전, 비타민K 결핍 문제는 없었고, 외상에 의한 파종성 혈관 내 응고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기상 1~2주 이내에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심한 외상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오빠 강아지의 상태도 심각했다. 수의사는 "나이는 6살인데 치아 상태가 12살 수준이었다. 전체적으로 염증이 심했고 치통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수술을 통해 모든 치아를 뽑아낼 수밖에 없었다. 수의사는 "전반적으로 제대로 된 관리를 받았다고 볼 수 없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엉덩이만 가볍게 때렸다'

 

A대표는 "만약 강아지의 외상이 교통사고로 인한 것이라면 뼈가 손상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A대표의 추궁에 전 견주는 처음엔 때린 적이 없다고 했지만 결국 '배변 문제를 일으키거나 쓰레기통을 뒤질 때 가볍게 엉덩이를 때렸다'고 실토했다.

 

A대표는 "그럼 강아지가 심각한 내장 출혈이 일어날 때까지 스스로 벽에 돌진하고 온 몸을 부딪힌 것이냐"라며 "여동생 비숑이 많이 맞았던 것 같다. 손만 들어도 벌벌 떨고 여자를 기피한다"고 말했다.

 

 

지금도 동생이 오줌을 지리면 오빠 강아지가 주변에 있는 물건으로 오줌 흔적을 숨기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데. A대표는 "개들은 행동으로 말해준다"며 오랫동안 지속된 학대의 흔적이라고 주장했다.

 

다행히 강아지들은 현재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치료 중이다. A대표는 "향후 입원 치료 및 행동 교정 과정을 거치고 입양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A대표는 폭행, 학대가 맞다면 이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전 견주를 동물 학대로 시청에 신고하고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안타까워하며 "얼마나 겁이 났으면 소변 실수를 그렇게 가리려고 했을까" "수시로 발로 차고 밟았다는 것 아니냐" "욕도 아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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