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진 줄 알았는데...방치견 몸과 마음에 깊이 남은 학대의 기억
2024.12.06 16:15:44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노트펫] 방치 및 학대당하던 개가 새 가족을 만나고 과거의 아픔은 극복한 줄 알았는데. 트라우마는 생각보다 개의 몸과 마음에 깊숙이 남아 있었다.
'나두'라는 이름의 이 강아지는 과거 비위생적인 야외 환경에 짧은 목줄로 묶여 방치돼 있었다. 배가 고파 돌을 주워 먹기도 하고 심장사상충에 걸린 채 혼자 버티는 걸 외면하지 못한 현재 보호자가 구조해 함께 지내고 있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나두는 전 주인에게 폭행도 당했었다고 하는데. 검사해 보니 골반이 다쳤다 아문 흔적도 있었다고.
보호자는 "처음 나두가 집에 왔을 때도 사람이 좋아서 옆에 누워 쓰다듬도 받곤 했지만, 눈 뒤로는 어딘가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보호자와 함께 지내며 예민함도 덜해졌고, 사람과 가까이 마주하며 얼굴도 핥아줄 정도로 좋아졌다는데.
그러다 최근 일이 터졌다. 당시 보호자는 청소를 하다 옆에 다가온 나두에게 평소처럼 장난을 치다가 발을 앞으로 살짝 뻗었다.
그런데 나두가 깜짝 놀라 얼굴을 돌리면서 도망가는 것이 아닌가.
마치 누가 때리는 것을 피하듯이 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는 모습에 보호자는 충격에 빠졌다.
그 뒤로 보호자가 멀리서 발만 뻗어도 깜짝 놀라며 자리를 피해버리는 나두. 보호자와 함께 지내며 안전하다고 믿고 있었겠지만,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지 몸이 자동으로 반응해버린 것이다.
보호자는 "최근 몇 달 사이엔 나두가 이제 진짜 나를 믿고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나두의 반응이 더 안타깝고 불쌍해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보호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리며 이 사연을 털어놓았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이구 발로 맞은 기억이 있나봐요ㅠㅠ" "움찔하는 나두를 보니까 마음이 무너진다" "사랑의 힘으로 극복하자" "이렇게 예쁜 애들 때릴 데가 어디 있다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안타까운 마음에 보호자는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연신 미안하다며 안아주고 맛있는 음식을 주며 달래줬다고.
보호자는 "이 또한 천천히 나아질 것"이라며 "나두야, 우리 이것도 극복해 보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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