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피가 필요해요!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사고에 의해 피를 너무 많이 흘렸거나, 수술 도중 출혈이 발생하거나, 빈혈이 너무 심한 경우들 입니다.
반려동물의 수가 많아지면서 점차 수혈이 필요한 케이스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혈액은 아직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거나 대체할 다른 물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헌혈만이 수혈이 필요한 반려동물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사람은 자발적인 헌혈을 통해 혈액을 기증 받을 수 있지만, 동물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현재 국내에서 동물 혈액은 대부분 공혈동물(혈액 제공용 동물)을 통해 공급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혈동물의 사육환경 및 매혈 논란 등 윤리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필요한 혈액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고, 헌혈 시스템이 도입되었습니다.
여러 헌혈기관에서 헌혈견 모집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헌혈은 8살 이하, 25kg 이상의 건강한 대형견만 가능하고 한 번의 헌혈로 4-5마리의 강아지에게 수혈해줄 수 있기 때문에 한국과 같이 대형견의 비율이 적고 소형견의 비율이 높은 나라에서는 단 한번의 헌혈 행위가 너무 소중합니다.
고양이 혈액은 더 귀합니다. 개는 마취를 하지 않아도 헌혈을 할 수 있지만 고양이는 개보다 예민해 헌혈시 마취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저희 병원의 한 고양이 환자가 응급수혈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병원에 구비된 혈액이 없었고 여기저기 수소문해봐도 당장 사용가능한 혈액을 보유한 병원이 없어 절망스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집에 다른 동거묘가 있었고 동거묘의 헌혈을 통해 수혈을 받아 환자가 무사히 회복하여 퇴원 할 수 있었습니다.
또,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혈액형이 있습니다. 따라서 수혈하기 전에는 반드시 환자의 혈액과 수혈받을 혈액의 혈액형이 일치하는지 교차반응 검사를 통해 미리 평가하여 적합한 경우에만 수혈을 합니다.
개의 경우 총 13가지의 혈액형이 있는데, 그 중 당연히 희귀한 혈액형도 있습니다. 지속적인 악성 빈혈로 인해 수혈을 계속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강아지 환자가 있었는데, 하필 희귀한 혈액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혈액형의 피를 구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많이 연락을 드렸었는데, 이전에 헌혈에 참여했었던 헌혈견들 중 같은 혈액형을 가진 헌혈견의 견주에게 연락하여 헌혈받아 이번주를 겨우 넘기기도 하고, 특히 보호자 주변 견주분들의 헌혈이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듯 점차 반려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반려동물의 헌혈 문화가 성숙하게 자리잡아 환자들이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 위 정보는 2025년 01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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