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여우에 대한 짧은 생각

몇 년 전 광고계를 강타한 말이 있다. '단언컨대'. 이 말은 광고와 코메디 등 여러 분야에서 유행을 일으키며 다양하게 패러디됐다. 그런데 이 말은 자주 사용하면 글쓴이의 신용도를 떨어뜨리게 하는 위험도 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이 동물에 대해서는 이 말을 써도 괜찮을 듯싶다. 이 동물은 '단언컨대' 야생동물 중에서 가장 귀여운 동물임에 틀림없다. 이 동물을 보면 너무나 귀여워서 꼭 한번 안아주고 싶은 충동이 들 수밖에 없다.

 

 

'어린왕자'의 영원한 친구 사막여우다. 그런데 사막여우는 이름이 여우지, 작은 소형견 정도 밖에 안 되는 정말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다. 작은 벌레를 잡아먹고 사는 이 여우는 큰 눈, 큰 귀 때문에 보는 이의 마음을 뺏기에 충분한 아름다움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

 

몇 년 전 사막여우를 촬영하던 날, 여우들은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정신없이 우리 일행 주변을 돌아다니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아이들도 너무 귀엽다면서 집에서 키우고 싶다고 조르기도 했다. 하지만 개와는 달리 솔직히 여우 사육은 부담스러워서 "글쎄" 하는 정도로 그쳤다.

 

그런데 여우 사진을 촬영하려고 시도해도 일부 관람객들이 사진 촬영하기 좋은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다. 물론 그 분들 입장에서는 자기가 좋은 자리에서 여우를 관람하겠다는 욕심이 있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 분들이 떠나면서 자기들끼리 하는 말은 나에게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어휴, 무슨 여우가 저렇게 냄새가 심해." "그러게 말이다. 냄새나서 죽는 줄 알았다."라고 하는 게 아닌가?

 

 

사막여우들이 한참 재롱 피우는 모습을 촬영하려고 할 때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이 촬영도 하지 못하게 만든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겨우 하는 소리가 여우 냄새가 많이 난다는 불평이었다.

 

원래 여우는 몸에서 약간의 체취가 나는 동물이다. 아무리 귀여운 사막여우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원래 그런 것이다. 여우에게 여우 냄새가 나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고 할 수도 있다.

 

솔직히 사막여우 입장에서는 그 관람객들의 몸에서 더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불평할 수도 있다. 그 관람객들은 매우 짙은 향수를 써서 내 머리를 아프게 하였다.

 

아마 후각이 예민한 여우도 힘들었을 것 같다. 다만 여우는 사람들의 말을 할 줄 모르기 때문에, 그들의 불만과 불평은 그 관람객들의 귀에 들리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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