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새끼 강아지가 다가오자 밀어낸 어미견..'따라오지 마, 너 여기서 살아'
2025.01.22 16:54:42 박찬울 기자 cgik92@inbnet.co.kr
[노트펫] 헤어진 새끼 강아지가 어미를 알아보고 다가왔지만, 어미 개는 모르는 척 새끼를 자꾸만 밀어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행복이'라는 어미견과 새끼 강아지 '마로'다. 공장에서 키우는 행복이는 최근 새끼 다섯 마리를 낳았다는데. 마로도 그 중 한 마리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행복이가 공장 옆의 다른 회사에 마로를 물어다 놓기 시작했다.
혼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꼬물이를 계속 물어다 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알고 보니 마로는 행복이의 새끼들 중 가장 몸이 약한 강아지였다.
행복이는 이대로 마로를 밖에서 키우다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란 걸 알았던 걸까. 마로를 입에 물고 누군가 대신 돌봐줄 사람을 찾아다니다 이 회사에 찾아온 모양이다.
회사에 두고 간 아픈 강아지를 외면할 순 없었던 회사 사장님 가족분들은 결국 마로를 집으로 데려가 씻기고 돌봐줬다.
다행히 행복이의 보호자와 마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결과, 마로는 사장님이 정식으로 입양하기로 했단다. 덕분에 마로는 며칠 돌봄을 받고 원기를 회복했다.
며칠 뒤, 마로는 회사에서 행복이와 다시 만나게 됐다. 다시 만난 어미를 기억하는 지, 꼬리를 흔들며 행복이에게 다가가는 모습인데.
그런데 이게 웬걸, 행복이는 단호하게 마로를 밀어내며 회사 문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아서는 것 아닌가.
행복이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난 마로가 반가웠을 텐데. 마치 이제는 자신을 따라오지 말라고 다그치는 듯한 모습이다.
행복이의 바램처럼 마로는 춥고 위태로운 바깥 환경 대신, 사장님 가정에서 실내견으로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단다.
한편, 비록 마로는 따뜻한 집을 찾았지만 아직 밖에서 떨고 있을 나머지 행복이의 새끼들도 걱정이 됐다는 회사 사람들. 결국 힘을 합쳐 나머지 새끼들도 모두 새 가족에게 입양 가게 됐다.
마로를 입양한 사장님 회사의 직원 A씨는 이 이야기를 유튜브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A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행복이와 아이들이 모두 잘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행복이가 조금은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것 같아도, 공장 직원들이 많이 이뻐해 주며 관리해 주고 있었다"며 "앞으로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중성화 수술을 하고 실내 생활을 하게 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소하게나마 유튜브를 통해 들어온 후원 금액은 모두 행복이와 아이들의 건강 관리 및 간식 비용으로 쓰기로 했다.
A씨 역시 '제니'라는 이름의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고. 자신의 반려견이 소중한 만큼 다른 강아지들의 행복도 외면하지 않은 사람들 덕분에 여섯 생명 모두가 행복한 견생을 살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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